[비즈니스포스트] “K-푸드의 열풍은 식품업계 인재의 수준을 빠르게 높이고 있습니다.”

한국 최대 헤드헌팅 회사 커리어케어 김지영 전무는 최근 K-푸드 산업 성장의 원동력을 식품산업의 시스템 변화와 핵심인재의 활발한 이동에서 찾았다.
 
[인터뷰] 커리어케어 전무 김지영 "K-푸드, 인재 시장의 지형도를 바꾼다"

▲ 김지영 커리어케어 전무가 비즈니스포스트와 나눈 인터뷰에서 K-푸드 산업 전략과 핵심인재 동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커리어케어>


2024년 한국 식품 수출액은 130억 달러로 전년 대비 6%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년보다 27%나 급증한 라면을 비롯해 김치와 소스, 간편식 등 다양한 품목에서 수출이 크게 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는 김지영 전무를 만나 K-푸드산업의 최근 흐름과 인재시장의 변화에 관해 의견을 들었다. 김 전무는 식품과 소비재, 서비스 분야 기업에 미래전략 수립과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경영자와 핵심인재들을 추천하고 있다.

- K-푸드 산업은 최근 어떻게 성장하고 있나.
"K-푸드는 이제 단순한 음식의 수출을 넘어 한국의 맛과 문화, 정서를 세계에 전하고 있다. 라면과 김, 떡볶이 등 전통식품은 물론이고 건강기능식품과 대체식품, 밀키트, 디저트, 카페 브랜드까지 수출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

- K-푸드로 대표되는 식품업계의 인재시장에는 어떤 변화가 있나.
"K-푸드 열풍에 영향을 받아 업계 순위가 재편되고 있으며 인력 이동도 활발하다. 과거엔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장기근속하는 문화였지만, 최근엔 경력직과 타 산업 출신의 핵심인재들의 이동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FMCG(Fast-Moving Consumer Goods, 일용소비재)와 글로벌 컨설팅, 유통, IT 분야의 전문가들이 신사업이나 시장확대, 경영혁신을 주도하면서 식품산업의 질적 도약을 이끌고 있다."

- 변화가 큰 만큼 기업들의 고민도 많을 것 같다.
"해외시장의 인기에 비해 내부 조직과 시스템 정비가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 기업들은 커뮤니케이션 강화와 보상체계 개편, 조직 간극 해소에 힘쓰고 있다. 단순한 인력교체를 넘어서 연구개발과 생산, 판매에 이르기까지 전반에 걸쳐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 통계적으로 식품업 종사자가 늘고 있는데, 기업들이 어떤 인재를 채용하고 있나.
"최근 경력직과 전문직의 채용이 크게 늘고 있다. 일부기업들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의 인력을 충원했다. 지원자 수와 경쟁률도 함께 높아지고 있고, 직무도 글로벌 마케팅과 해외영업, 전략기획, R&D, SCM으로 확대되고 있다. 식품산업은 이제 ‘글로벌 브랜드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 채용방식에도 변화가 있나.
"대규모 신입 공채에서 직무 중심 경력자 채용으로 바뀌었다. 기업들은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실무 과제와 디지털 역량 실기 테스트, 조직 적합성 인터뷰를 꼼꼼히 실시한다. 내부 리쿠르터와 외부 서치펌 활용을 병행해 필요한 시점에 빠르게 인재를 영입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주요 기업의 해외법인들은 현지 채용을 늘리고 있다."

- 최근 가장 주목 받는 직무와 인재확보가 어려운 직무는 무엇인가.
"수요가 가장 많은 분야는 마케팅이다. 디지털 중심의 콘텐츠 마케팅, 그리고 인플루언서와 협업이 식품업계에서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글로벌 FMCG 출신 마케터의 영입 경쟁도 치열하다. 상품개발(R&D)은 물론이고 건강기능식품과 헬스케어 전문가, 수출입과 물류 전문가도 많이 찾고 있다. 글로벌 사업과 리스크 대응,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컴플라이언스 분야의 인재는 늘 부족하다. 현지 브랜드 운영과 본사 전략을 아우르는 전문가도 시장에서 선점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 글로벌 리스크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기업들은 수입규제와 관세, 통상 이슈, 환율, 물류에서 리스크를 줄이려고 노력한다. 삼양식품의 유럽법인, 농심의 미국공장, CJ제일제당의 북미와 유럽 공장, 오리온의 러시아와 베트남의 생산기지는 현지화를 통해 리스크에 대처하려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전략 실행과 통상정책 분석, 리스크 매니지먼트가 가능한 전문가를 적극 영입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제 외부 컨설팅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내부 인재 중심으로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 해외 전문가 확보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
"최근 현지 채용이 늘어나는 추세다. 현지 인재가 시장 적응력과 비용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 임원급은 국내 헤드헌팅회사를 통해 본사의 전략과 현지 시장 양쪽을 이해하는 인재를 찾고 있다. 글로벌 기업 경력자 영입에 매우 적극적이다."

- 헤드헌팅회사가 기업에 인재를 먼저 제안하는 경우도 있나.
"커리어케어를 포함해 선발 서치펌들은 단순한 인재 추천을 넘어 기업의 전략적 파트너로 자리잡고 있다. 제품과 인재 시장의 변화, 경쟁사 동향까지 헤드헌터들의 인사이트와 네트워크는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최고의 인재 솔루션이다."

- K-푸드 산업에 이직을 고려하는 인재들에게 필요한 역량이 있다면.
"업종을 뛰어넘을 수 있는 유연성과 글로벌 역량이다. 본사와 해외지사 간 협업, 주도적 자세, 시스템 구축 능력이 중요하다. 변화의 국면에서 합류하는 것이야말로 성장의 기회를 잡는 좋은 방법이다. K-푸드는 개인역량을 키우고, 산업변화를 주도하며 한국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는 매력적인 무대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