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화오션이 중국 정부의 거래 제재 대상이 됐다. 미국과의 무역전쟁 일환으로 내려진 이번 조치는 실제 효과가 적은 반면, 한국-미국 조선 협력의 결속을 더 끌어올려 오히려 한화오션에 수혜를 가져다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동을 앞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이번 중국 당국 제재를 명분으로 미국 내 조선사업 협력과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는 호기를 맞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의 한화필리조선소는 한화그룹에 편입된 이후 상선 건조 역량을 확충하고, 미국 군함 유지·보수·운영(MRO)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 획득 절차를 준비 중인데, 김 부회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이같은 미국에서의 한화 조선 사업 지원을 요청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6일 재계 취재를 종합하면 미국 폴로리다에 위치한 트럼프 대통령의 별장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조만간 열리는 소프트뱅크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대규모 AI 데이턴센터 건설) 관련 행사에 참가하는 한국 재계 총수에 김동관 한화그룹 회장이 포함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회장과 함께 김동관 부회장이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으로부터 초대를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총수들은 행사 기간 트럼프 대통령과 마러라고 골프 회동을 통해 각 기업의 미국 내 투자 협력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 조선·해운 산업을 겨냥한 제재 조치를 내리며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과 김 부회장 대화주제는 자연스럽게 한화그룹의 미국 내 조선·해운 사업 확대 방안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김 부회장이) 미국으로 출국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지난 14일 △한화쉬핑 △한화필리조선소 △한화오션USA인터내셔널 △한화쉬핑홀딩스 △HSUSA홀딩스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에 제재를 내렸다.
중국 기업으로 하여금 제재 대상 기업과 거래·협력을 금지하는 것이 주된 내용으로, 미국 정부가 최근 중국 해운사·중국산 선박을 대상으로 미국 내 항만 입항 시 수수료 부과를 전격 시행하자 보복조치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미 무역대표부(USTR)은 현지시각 지난 10일 중국 해운사·중국산 선박에 대한 강화된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지난 14일부터 미국 내 항만에 입항하는 중국 선박에 수수료(순톤당 50달러) 부과를 시작했다.
이러자 중국도 지난 14일부터 미국 국적사 선박에 입항수수료(순톤당 400위안) 부과 조치를 발표하고 이날부터 전격 시행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양국 간 입항수수료 부과 결정에 따라 지난 15일 중국 닝보항에 입항한 미국 해운사의 선박 마누카이(Manukai)호가 약 62만8000달러(약 8억9천만 원)의 첫 수수료를 부과받았다.
또 미국의 입항수수료 부과 후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 항만에 입항할 예정인 중국산 선박은 1척으로 급감했다.
한화그룹은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필리조선소 인수·확장을 통해 한국-미국 조선협력 '마스가'(MASGA) 프로젝트의 첨병 역할을 맡고 있다. 미국-중국 해양패권 다툼 속에 한화오션이 중국 제재 타깃이 된 것인데, 당장 중국 정부의 제재가 실효성을 가지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제재 대상인 한화쉬핑(한화해운)은 미국에서 중형 유조선(MR탱커)과 LNG운반선 위주로 선대를 꾸릴 예정이다. 중형 유조선은 미국 연안을 오가는 선박으로 중국기업과 교역에 운송수단이 아니다. 또 트럼프 정부 2기 출범 후 중국의 미국산 LNG 수입이 뚝 끊기면서, 양국 간 LNG 해상운송 사업 자체가 한화쉬핑의 사업 고려대상이 아니었다는 분석이다.
또 양국 정부가 선박 제재 강도를 높인다면 중국과 세계 조선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한국 조선 업계의 존재감은 더 부각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용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만일 양국 제재가 확장돼 미-중 양강구도의 조선·해운 분쟁이 확산한다면, 오히려 국내 조선 기업들이 미국의 대리인 역할을 통해 수혜를 누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관 부회장은 미국 측의 해양 패권 경쟁에서 한화오션 역할 확대를 제안하면서, 이를 위한 한화필리조선소, 한화쉬핑 등의 미국 내 사업 지원과 협력을 미국 측으로부터 끌어 낼 것으로 보인다.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은 2024년 12월 1억 달러에 필리조선소를 인수했다. 이후 설비투자, 숙련공 교육, 스마트 조선소 구축 작업을 통해 필리조선소의 조선업 역량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김동관 부회장이 앞서 한미 정상회담 지원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지난 8월26일 한화그룹은 한미 조선 협력펀드를 재원으로 50억 달러 투자를 통해 필리조선소의 연간 건조 능력을 기존 1~1.5척에서 20척 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미국 본토에서 미 해군 함정 건조와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수행하기 위한 필수 자격인 시설인증보안(FCL) 획득도 중국 제재 덕에 더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회사는 지난 4월 미 당국에 시설인증보안 획득을 신청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세계 선박 수주점유율은 중국이 56%, 한국이 22%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중국은 15%포인트 감소하고, 한국은 8%포인트 늘었다.
미국 USTR이 지난 4월 중국 해운사·중국산 선박에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세계 해운사와 선주들의 한국산 선박 선호도가 높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이재혁 LS증권 연구원은 “(한미 조선협력) ‘마스가’ 프로젝트 추진은 중국 제재에도 큰 영향 없이 진행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중국 정부의 추가 제재가 미국 해군과 협력 중인 한국·일본 등의 조선소로 확대될 가능성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는데, 제재 확대시 상선 수주 활동에 부정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재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동을 앞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이번 중국 당국 제재를 명분으로 미국 내 조선사업 협력과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는 호기를 맞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을 비롯한 재계 총수들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초청으로 미국으로 출국한다. 김 부회장은 방미 기간 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미국 내 한화의 조선, 해운 사업 확대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8월26일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한화필리조선소에서 김 부회장이 투자 계획을 밝히는 모습. <한화그룹>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의 한화필리조선소는 한화그룹에 편입된 이후 상선 건조 역량을 확충하고, 미국 군함 유지·보수·운영(MRO)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 획득 절차를 준비 중인데, 김 부회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이같은 미국에서의 한화 조선 사업 지원을 요청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6일 재계 취재를 종합하면 미국 폴로리다에 위치한 트럼프 대통령의 별장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조만간 열리는 소프트뱅크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대규모 AI 데이턴센터 건설) 관련 행사에 참가하는 한국 재계 총수에 김동관 한화그룹 회장이 포함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회장과 함께 김동관 부회장이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으로부터 초대를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총수들은 행사 기간 트럼프 대통령과 마러라고 골프 회동을 통해 각 기업의 미국 내 투자 협력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 조선·해운 산업을 겨냥한 제재 조치를 내리며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과 김 부회장 대화주제는 자연스럽게 한화그룹의 미국 내 조선·해운 사업 확대 방안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김 부회장이) 미국으로 출국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지난 14일 △한화쉬핑 △한화필리조선소 △한화오션USA인터내셔널 △한화쉬핑홀딩스 △HSUSA홀딩스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에 제재를 내렸다.
중국 기업으로 하여금 제재 대상 기업과 거래·협력을 금지하는 것이 주된 내용으로, 미국 정부가 최근 중국 해운사·중국산 선박을 대상으로 미국 내 항만 입항 시 수수료 부과를 전격 시행하자 보복조치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미 무역대표부(USTR)은 현지시각 지난 10일 중국 해운사·중국산 선박에 대한 강화된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지난 14일부터 미국 내 항만에 입항하는 중국 선박에 수수료(순톤당 50달러) 부과를 시작했다.
이러자 중국도 지난 14일부터 미국 국적사 선박에 입항수수료(순톤당 400위안) 부과 조치를 발표하고 이날부터 전격 시행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양국 간 입항수수료 부과 결정에 따라 지난 15일 중국 닝보항에 입항한 미국 해운사의 선박 마누카이(Manukai)호가 약 62만8000달러(약 8억9천만 원)의 첫 수수료를 부과받았다.
또 미국의 입항수수료 부과 후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 항만에 입항할 예정인 중국산 선박은 1척으로 급감했다.
한화그룹은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필리조선소 인수·확장을 통해 한국-미국 조선협력 '마스가'(MASGA) 프로젝트의 첨병 역할을 맡고 있다. 미국-중국 해양패권 다툼 속에 한화오션이 중국 제재 타깃이 된 것인데, 당장 중국 정부의 제재가 실효성을 가지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제재 대상인 한화쉬핑(한화해운)은 미국에서 중형 유조선(MR탱커)과 LNG운반선 위주로 선대를 꾸릴 예정이다. 중형 유조선은 미국 연안을 오가는 선박으로 중국기업과 교역에 운송수단이 아니다. 또 트럼프 정부 2기 출범 후 중국의 미국산 LNG 수입이 뚝 끊기면서, 양국 간 LNG 해상운송 사업 자체가 한화쉬핑의 사업 고려대상이 아니었다는 분석이다.
또 양국 정부가 선박 제재 강도를 높인다면 중국과 세계 조선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한국 조선 업계의 존재감은 더 부각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용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만일 양국 제재가 확장돼 미-중 양강구도의 조선·해운 분쟁이 확산한다면, 오히려 국내 조선 기업들이 미국의 대리인 역할을 통해 수혜를 누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화필리조선소 5도크에서 지난 7월16일 국가안보다목적선박 건조의 마무리 공정이 진행 중인 모습. <연합뉴스>
김동관 부회장은 미국 측의 해양 패권 경쟁에서 한화오션 역할 확대를 제안하면서, 이를 위한 한화필리조선소, 한화쉬핑 등의 미국 내 사업 지원과 협력을 미국 측으로부터 끌어 낼 것으로 보인다.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은 2024년 12월 1억 달러에 필리조선소를 인수했다. 이후 설비투자, 숙련공 교육, 스마트 조선소 구축 작업을 통해 필리조선소의 조선업 역량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김동관 부회장이 앞서 한미 정상회담 지원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지난 8월26일 한화그룹은 한미 조선 협력펀드를 재원으로 50억 달러 투자를 통해 필리조선소의 연간 건조 능력을 기존 1~1.5척에서 20척 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미국 본토에서 미 해군 함정 건조와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수행하기 위한 필수 자격인 시설인증보안(FCL) 획득도 중국 제재 덕에 더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회사는 지난 4월 미 당국에 시설인증보안 획득을 신청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세계 선박 수주점유율은 중국이 56%, 한국이 22%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중국은 15%포인트 감소하고, 한국은 8%포인트 늘었다.
미국 USTR이 지난 4월 중국 해운사·중국산 선박에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세계 해운사와 선주들의 한국산 선박 선호도가 높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이재혁 LS증권 연구원은 “(한미 조선협력) ‘마스가’ 프로젝트 추진은 중국 제재에도 큰 영향 없이 진행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중국 정부의 추가 제재가 미국 해군과 협력 중인 한국·일본 등의 조선소로 확대될 가능성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는데, 제재 확대시 상선 수주 활동에 부정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