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지만 박근혜 게이트 관련 의혹들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점에서 부담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만일 박영수 특검의 수사결과 권 회장이 치명타를 입을 경우 포스코가 탄핵정국에서 외부의 개입없이 회장을 선임하면서 어렵게 잡은 인사독립의 기회도 날아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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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 포스코 회장. |
그러나 박근혜 게이트와 관련해 권 회장에게 큰 흠결이 없다는 포스코 이사회의 판단이 맞을 경우 권 회장은 연임임기를 채우게 되는 최초의 회장이라는 명예를 얻을 수 있게 된다.
포스코는 25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3월10일 열리는 주주총회에 권 회장을 차기 회장후보로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권 회장은 연임을 위한 절차상의 과정만 남게 됐다.
권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박근혜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고난의 행군을 해 왔다. 그런 와중에도 연임도전 의사를 밝혔고 마침내 연임에 성공했지만 특검수사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마음을 놓기 어려워 보인다.
권 회장을 곤혹스럽게 하는 언론보도는 계속 나오고 있다. 한국일보는 특검이 권 회장과 관련된 새로운 진술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권 회장이 2014년 3월 포스코 회장에 취임하기 전후에 최순실씨에게 포스코 계열사 3곳의 대표이사 자리를 최씨가 추천하는 인사에게 주겠다고 약속했다는 것이다.
최씨가 추천한 김영수씨는 2014년 3월 포레카 대표에 올랐고 김모씨도 같은해 4월 전자상거래 계열사인 엔투비 대표가 됐다. 한국일보는 권 회장이 보은적 차원에서 계열사 대표자리를 주겠다고 최씨에게 약속한 것으로 보고 권 회장에게 뇌물죄 적용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검은 권 회장이 선임된 과정을 놓고 계속 수사를 벌이고 있다.
특검은 지난 23일 김응규 전 포스코경영연구소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권 회장이 회장에 선임하는 데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사장은 권 회장이 회장에 선임될 당시 CEO후보추천위원회 위원을 맡았다.
청와대가 권 회장이 회장에 선임되는 데 개입했다는 혐의가 입증되면 권 회장은 도덕성에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최악의 경우 권 회장이 연임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낙마하는 사태가 빚어지면 포스코가 권력의 입김에서 인사독립을 이뤄낼 기회를 날려버렸다는 점에서 이사회도 책임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역대 포스코 회장들은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정권이 바뀌면 모두 물러났다. 연임에 실패한 포스코 회장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연임임기를 채운 포스코 회장도 없었다.
권 회장이 박근혜 게이트에서 큰 흠결이 없다는 사실이 특검수사 결과 확인되면 권 회장은 포스코의 경영혁신에 박차를 가해 연임임기를 채운 최초의 회장이라는 명예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
정경유착 근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만큼 새 대통령이 등장해도 예전처럼 포스코 회장에게 압박을 가해 도중하차를 강요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CEO후보추천위원회가 외부의 개입 없이 권 회장의 연임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면서 권 회장을 둘러싼 의혹들도 해소될 것”이라며 “특검수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권 회장을 둘러싼 의혹들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