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저널] 안국약품 2030년 업계 10위 내걸어, 박인철 대표 되자 신뢰 회복 위해 조직문화 혁신부터

▲ 박인철 안국약품 대표이사 부사장 <안국약품>

[씨저널] 박인철 안국약품 대표이사 부사장은 2025년 1월2일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박 대표는 오너인 어진 부회장과 함께 각자대표이사로 일하게 됐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어진 부회장이 안국약품의 신사업을 지휘하고 박 대표는 경영관리를 맡으며 내실경영을 추진하는 구도로 역할이 나뉘어 있다. 

박 대표는 취임 바로 다음날인 1월3일 회사 시무식에서 2027년까지 매출 5천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면서, 이를 위해 강력한 조직문화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신년사에서 “정직·신뢰·존중의 가치를 바탕으로 한 적극적인 소통과 자발적 몰입이 조직문화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9월3일 열린 창립 66주년 기념식에서도 ‘5년 안에 국내 제약업계 톱 10에 진입’하겠다는 비전을 공개하고 이를 위한 최대 과제로 조직문화 재건을 제시했다. 

안국약품은 2024년 매출액(2711억 원) 기준으로 제약업계 25위에 올라 있다. 

이 같은 박 대표의 행보는 최근 오너의 사법 리스크 등에 따라 손상된 회사의 신뢰를 회복하고 비효율적인 내부 문화를 바로잡아 회사 발전의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된다. 윤리적이고 투명한 경영 문화를 구축해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겠다는 뜻이다. 

조직문화 혁신을 위해서는 호칭 혁신과 평가방식 전환 등 크게 두 가지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팀장급 이상을 제외한 모든 임직원을 ‘○○님’으로 호칭하고, 임직원 각자가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책임질 수 있도록 평가체계를 KPI(Key Performance Indicator, 핵심 성과 지표)에서 OKR(Objectives and Key Results, 목표와 핵심 결과)로 바꿨다. 

KPI는 조직의 핵심 목표 달성 정도를 측정하는 지표로, 기업이 정한 전략과 목표에 개인 또는 팀이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구체적인 수치로 평가하는 데 중점을 둔다. 보통 경영진이나 상위 관리자가 기업의 전략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각 부서와 개인에게 분배하는 하향식으로 작동하며, 달성 여부가 수치로 명확하게 측정된다. 

반면 OKR은 조직 전체 차원에서는 도전적이고 정성적인 목표(Objectives)를, 팀과 개인 단위에서는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결과(Key Results)를 각각 설정하는 방식이다. 핵심 결과는 정량적으로 설정되지만 그 달성 여부는 보통 개인의 보상이나 성과급에 직접 연계되지 않는데, 이는 직원들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일반적으로 OKR이 투명한 소통과 자율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수평적 조직문화 형성에 기여한다고 한다. 

박 대표는 호칭 혁신과 평가방식 전환을 통해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재정립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박 대표는 비전 달성과 조직문화 혁신을 위한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우선 업무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조직체계를 단순화하고자 기존 본부 조직 중 생산부문과 연구개발(R&D)부문을 제외한 7개 사업부를 영업·마케팅부문과 경영지원부문 등 2개로 통합해, 4개 부문 체제로 개편했다. 

영업·마케팅부문 아래 영업본부와 마케팅본부는 컨슈머헬스케어(CH)본부로 통합해 전략적 일관성과 효율성을 높이도록 했다. 

박 대표의 개혁 행보는 2025년 상반기 실적에서부터 효과가 나타났다. 2025년 상반기 안국약품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79% 늘어난 1526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127.83% 증가한 108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3.57%에서 7.09%로 크게 좋아졌다. 

조직개편에 따른 비용 효율화로 수익성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 박인철은 누구?

박인철 대표이사 부사장은 제약업계의 연구개발과 영업·마케팅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아온 전문경영인이다. 

1967년생으로 중앙대학교 약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 분석화학과를 졸업했다. 

수도약품, 삼아약품, 종근당, 삼아제약, 한미약품, 건일제약을 거쳐 2016년 2월 안국약품 영업·마케팅총괄부문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안국뉴팜 대표이사, 안국약품 THC총괄 부사장을 거쳐 2025년 1월 대표이사 부사장이 됐다. 이승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