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저널] 한국앤컴퍼니 이사회 제대로 작동하나, 조현범 횡령 혐의 1심 징역형에 책임론 나와](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509/20250925234555_40328.jpg)
▲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1심 실형을 선고받으며 이사회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한국앤컴퍼니>
한국앤컴퍼니 이사회가 오너 중심의 경영을 뒷받침하는 노릇만 한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 조현범 ‘MKT 부당지원’ 혐의 1심에서 무죄 받았자민 신양관광개발은 여전히 오너 일가 자금 창구
조현범 회장은 올해 5월 ‘회삿돈 유용’ 일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지만 ‘한국프리시전웍스(MKT) 부당지원’ 혐의는 일단 무죄 판결을 받았다.
다만 오너 일가의 가족회사인 신양관광개발의 배당정책과 재무구조를 둘러싼 의문은 여전하다.
신양관광개발은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억9500만 원의 적자로 2023년 7억9천만 원의 적자에 이어 개선되지 못했다.
회사는 건물관리 용역와 유·무형자산 투자 사업을 하고 있지만 사실상 모든 매출을 중국 종속회사 대화산기에 의존하고 있다.
대화산기는 타이어와 튜브 제조기계를 생산하며 2023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연결기준 매출 221억1026만 원에 100%를 기여했다.
영업이익을 제외한 수익 대부분은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로부터 받은 배당금에서 발생했다.
지난해에도 두 회사로부터 10억4900만 원을 배당받았고, 이 가운데 6억8155만 원이 다시 주주들에게 배당됐다.
이에 따라 조현식 전 고문은 3004만 원, 조현범 회장은 2223만 원, 조희경 이사장은 1181만 원, 조희원 씨 400만 원가량을 수령한 것으로 계산된다.
지분은 조현식 전 고문 44.12%, 조혐범 회장 32.65%, 조희경 이사장 17.35%, 조희원씨 5.88%로 모두 오너 일가가 보유하고 있다.
영업현금 적자에도 불구하고 배당이 이어지면서 신양관광개발이 사실상 오너 일가의 ‘자금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조현범 사법 리스크에도 거액 보수 받아, 이사회 역할에 의문
조현범 회장이 사법 리스크에 휘말린 가운데 이사회의 투명성과 독립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한국앤컴퍼니는 사외이사 과반 구성과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 등 형식적 장치는 갖췄지만 실제로는 조 회장 중심의 운영에 그친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사회에서는 조 회장이 출석하면 다른 사내이사가 불참하는 식으로 운영돼 사실상 ‘1인 체제’로 돌아가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사내이사로는 안종선 대표이사와 조 회장이 올라있다.
조 회장은 1심 재판을 받던 올해 상반기에도 보수로 13억6700만 원을 챙겼다. 올해 9월에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중간배당으로 76억 원을 받았다.
조 회장은 소송이 진행되고 있던 지난해에도 보수로 105억 원. 배당으로 84억 원 이상을 챙겼다. 보수 수준은 국내 재계 총수와 비교해 10위 권 안에 드는 금액이다.
문제는 조 회장의 집행유예나 실형을 선고받은 뒤에도 보수와 배당을 꾸준히 받으며 이사직을 유지해왔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감사위원회 등 내부 견제장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내부거래위원회와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 여러 위원회가 설치돼 있지만 내부인사와 복잡한 관계로 얽힌 구성원이 있어 실효성 있는 감시 기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박재완 사외이사는 내부거래위원회와 지속가능위원회 구성원에 올랐다. 그는 이명박 정부시절 고용부 장관과 기재부 장관을 역임한 인물로 박종호 대표와는 서울대학교와 행정고시 선후배 사이로 알려졌다.
민세진 동국대학교 교수와 이호영 연세대 교수는 사외이사로 각각 내부거래위원회와 지속가능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2023년 MBK파트너스가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시점에도 이사회 구성원이었다고 알려졌다.
특히 조 회장의 혐의 발생 시점 미등기 임원이었던 박모씨가 업무상 배임과 증거은닉교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지만 현재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상태다.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박재완 사외이사와 조현범 사내이사가 재선임됐고 박종호 이사가 기타비상무이사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어 5월 감사위원회에서는 이호영 위원이 감사위원장으로 새로 선임됐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씨저널과의 통화에서 "신양관광개발과 한국앤컴퍼니 이사회 관련 질의응답은 지주회사(한국앤컴퍼니) 쪽에서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통화가 연결되지 않았다. 안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