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X하우시스가 공사비 상승과 건설 착공 지연에 영향을 받아 주력 건설자재 부문의 실적 회복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노진서 LX하우시스 대표이사 사장은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 부문의 호실적을 밑바탕 삼아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LX하우시스 보릿고개 탈출은 아직, 노진서 '소재·필름'으로 버티고 '해외'서 돌파구 찾아

▲ 노진서 LX하우시스 대표이사 사장이 실적 회복에 고전하고 있다.


25일 LX하우시스에 따르면 새 정부 출범 이후 건설 관련 정책들이 가닥을 잡아가고 있지만 건자재업계 전반의 분위기 반전이 당장 일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LX하우시스는 건축자재 부문에서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봤던 영업손실을 만회하며 지난 2분기 영업흑자를 내는 데 성공했지만 부동산 업황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바라본 것이다.

국내외 건설·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라 B2B(기업 사이 거래) 매출이 감소세를 보인 탓에 신중한 전망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애초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이 발표되면서 건자재 시장 상황이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정부의 ‘안전 강화’ 기조와 맞불려 착공 시점이 늦어지며 건설경기에 후행하는 건자재 산업 회복도 미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정부는 수도권에 135만 호의 주택을 2030년까지 착공하겠다는 향후 5년의 주택공급 계획을 세우고 공공성을 강화하면서도 규제를 완화해 신속한 공급을 예고했다.

다만 중대재해 근절을 궁극적으로 목표로 하는 안전 대책도 정부의 핵심 정책으로 자리 잡으면서 건설업계가 정부의 주택공급 속도전에 발을 맞추기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5일 발표 이후 구체적 실행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고용노동부의 ‘노동안전 종합대책’은 중대재해 발생 기업에 관한 과징금 규정, 입찰 제한 등을 골자로 한다. 

이에 공사비 상승, 착공 시점 및 공사기간 지연 등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데 전방산업인 건설업계의 원활한 공정이 업황 회복의 필수 조건인 건자재업계에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공사비가 추가로 상승하면 착공 회복 시점이 지연되고 건설업계의 내년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며 “특히 건자재업계에는 착공 시점이 늦어진다는 것은 실적 회복 시점이 뒤로 밀린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건자재업계가 불황에 빠진 상황에서 올해 LX하우시스 ‘키’를 잡은 노 사장은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어 공사비 상승에 따른 착공 지연이 현실화한다면 빠른 반등을 도모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X하우시스는 올해 연결기준 매출 3조2491억 원, 영업이익 538억 원을 올릴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와 견줘보면 매출은 9.0%, 영업이익은 44.8% 줄어드는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은 2023년 1098억 원을 정점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도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71.5% 빠진 200억 원, 영업이익률은 단 1.2%에 그쳤다. 특히 주력인 건축자재 사업부문은 2분기 영업이익 8억 원을 내며 직전 분기와 비교해 흑자전환했지만 상반기를 합쳐보면 영업손실 42억 원을 거뒀다. 상반기 매출은 1조852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0.0% 감소했다.

노 사장은 건축자재 이외의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 사업부문의 호조를 바탕으로 건설업계 불황을 버티면서 해외사업을 중심으로 반등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용 원단, 경량화소재 부품 등을 주요 제품으로 하는 자동차소재와 인테리어 데코필름 이외에도 가전제품 마감재인 가전필름, 실외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광고용필름을 생산하는 산업용필름 사업부문은 LX하우시스 실적을 방어하는데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LX하우시스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 사업부문 매출은 2023년 9568억 원에서 지난해 1조375억 원으로 1조 원을 넘어섰고 올해 상반기에도 5152억 원으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영업이익 역시 2023년 322억 원에서 지난해 479억 원으로 48.8% 뛰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244억 원을 기록하면서 건축자재 사업부문의 영업손실을 메웠다.

이에 노 사장은 주력 건축자재 부문에선 B2C(기업과 개인 사이 거래)시장을 공략하는 데 힘을 쏟는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다만 국내 업황이 여의치 않은 만큼 건축자재뿐 아니라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 부문에서도 해외사업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큰 틀에서 보면 제품개발, 생산, 영업까지 모든 기능을 현지화하고 각각의 시장 수요를 반영한 신제품 출시, 운영 효율화를 거쳐 내수시장 침체를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LX하우시스 보릿고개 탈출은 아직, 노진서 '소재·필름'으로 버티고 '해외'서 돌파구 찾아

▲ 올해 2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북미 최대 규모 주방·욕실 전시회 'KBIS 2025' LX하우시스 전시관. < LX하우시스 >


LX하우시스는 모두 글로벌 8곳에서 해외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2011년 이스톤(엔지니어드스톤) 생산공장을 설립한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는 유일하게 생산법인과 판매법인을 두고 건축자재 및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 사업을 모두 펼치고 있다.

이밖에 중국 천진과 우시에 생산법인을 두고 있고 캐나다, 독일, 러시아, 인도, 멕시코에서 판매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캐나다를 제외하면 나머지 생산 및 판매법인에서 건축자재와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 제품을 모두 취급한다.

LX하우시스는 건축자재 부문에서 랜드마크 건축물과 공항 등에 적용이 확대되고 있는 아크릴계 인조대리석 제품 ‘하이막스’와 북미 시장에서 제품 다양화 및 공격적 현지 마케팅 전략을 펼친 이스톤 제품 ‘비아테라’ 등의 판매에 속도를 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또 바닥재 ‘LVT(럭셔리비닐타일)’도 북미 시장 공략의 주력 제품으로 삼는다. 산업용필름 부문에서는 유럽 시장을 주력으로 고객 수요를 만족할 수 있는 디자인과 성능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LX하우시스 관계자는 “올해는 국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복합 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는 위기 대응 경영을 최우선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