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연임가도에서 박근혜 게이트라는 고비를 넘었다는 말이 포스코 안팎에서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포스코 CEO후보추천위원회는 권 회장을 단독후보로 놓고 차기 회장으로서 자격을 심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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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 포스코 회장. |
CEO후보추천위원회가 권 회장의 연임에 찬성하면 25일 이사회에서 승인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 이후 권 회장의 연임 여부는 오는 3월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권 회장은 최근 CEO후보추천위원회와 면담에서 박근혜 게이트와 연루됐다는 의혹을 적극 해명했고 어느 정도 설득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탄핵소추위원회가 탄핵심판의 증인으로 신청한 22명을 5명으로 대폭 줄이기로 하면서 황은연 포스코 사장도 증인신청 명단에서 제외됐다.
황 사장이 탄핵심판에서 증인으로 나설 경우 포스코가 박근혜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높았다.
포스코는 박영수 특별검사의 수사에서도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이후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구속되면서 특검은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수사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검은 2월 말 수사기한 종료를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 등 조사와 롯데그룹과 CJ그룹, 그리고 SK그룹 등을 대상으로 한 선별적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권 회장이 연임에 성공할 경우 연임기한을 다 채우는 최초의 포스코 회장으로 남을 수도 있다.. 탄핵정국으로 정권이나 외부의 입김이 앞으로 포스코 경영에서 차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차기 회장은 포스코가 독자적인 판단으로 선임한 회장인 만큼 차기 정권이 포스코 회장을 임기 중에 교체하는 데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역대 포스코 회장이 연임에 도전해 실패한 적도 없지만 연임에 성공한 회장이 연임임기를 다 채운 적도 없었다. 임기 3년의 포스코 회장은 새로운 정권이 시작되면서 선임돼 차기 정권이 들어서면 연임임기 가운데 1년 미만을 채우고 물러나는 경우가 많았다.
포스코 내부는 물론 CEO후보추천위원회도 권 회장의 경영실적과 관련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2015년에 사상 첫 적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3분기 4년만에 분기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권 회장이 철강업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향성을 설정하면서 비철강 계열사를 정리하고 고부가가치강 제품의 판매비중을 44%까지 늘리는 성과를 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포스코의 부채비율도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70%를 기록하면서 2011년 연결회계기준을 도입한 이후 가장 낮았다.
다만 권 회장의 성과가 부실계열사를 정리하고 비용을 절감한 데 따른 착시효과라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포스코 관계자는 “CEO후보추천위원회가 권 회장을 둘러싼 의혹들을 해명하기 위해 관계자들을 불러 이야기를 듣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권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CEO후보추천위원회의 권한”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