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국 트럼프 정부가 현지 리튬 채굴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업체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에 의존을 낮추는 데 힘을 실으려는 목적으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해당 프로젝트와 관련이 깊은 GM이 중국산 배터리 소재 수입에 의존을 낮추고 리튬 공급망을 안정화하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 한국 협력사도 수혜를 볼 공산이 크다.
로이터는 24일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에서 가장 큰 리튬 광산을 개발하는 업체의 지분을 사들이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정부는 리튬아메리카에 22억6천만 달러(약 3조1500억 원) 상당의 에너지부 대출을 지원하는 대신 최대 10%의 지분을 받는 계약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리튬아메리카는 현재 GM과 함께 2028년 가동을 목표로 리튬 광산을 개발하고 있다. 이는 서방 국가에서 추진되는 가장 큰 규모의 리튬 채굴 프로젝트로 꼽힌다.
로이터는 해당 프로젝트가 “미국 리튬 공급망 구축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이는 트럼프 정부의 목표인 리튬 자급체제 확보 전략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리튬은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에 필수로 쓰이는 광물이다. 현재는 중국이 전 세계 리튬 생산 및 가공 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과 무역 분쟁을 이어가며 공급망 단절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리튬아메리카의 광산 프로젝트는 국가 안보 및 경제에 더욱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리튬 공급망 자급체제 구축은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양측에서 모두 적극적 지지를 받아 왔다.
리튬아메리카의 이번 프로젝트는 트럼프 1기 정부에서 승인됐다. 에너지부의 대규모 대출 지원 계획은 바이든 정부에서 체결됐다.
트럼프 정부가 지분 확보를 통해 적극적으로 개입을 확대하며 리튬 채굴 및 생산이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도록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백악관 관계자는 로이터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프로젝트를 지지하고 성공을 바란다”며 “그러나 정부 지원이 세금으로 이뤄지는 만큼 공정하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 리튬아메리카의 미국 리튬 광산 프로젝트 공사현장 사진.
미국 정부에서 국가 안보에 중요한 핵심 전략산업을 담당하는 기업의 지분을 직접 확보해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리튬아메리카는 9월 초부터 정부 대출금 인출을 추진했으나 트럼프 정부는 리튬 가격 하락으로 상환 능력이 약화될 가능성을 우려해 조건을 협상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리튬 평균 가격은 현재 중국에서 주도하는 공급 과잉 영향으로 크게 떨어졌다.
이는 결과적으로 민간 기업들이 경제성을 우려해 리튬 채굴 및 가공 프로젝트를 중단하거나 늦추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트럼프 정부에서 리튬아메리카 지분을 확보한 것은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돼 미국의 리튬 자급체제 구축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을 방지하려는 목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 미국 증시에서 리튬아메리카 주가는 장외거래에서 약 78% 올라 거래되고 있다.
GM은 이번 광산 프로젝트에 6억2500만 달러(약 8718억 원)를 투자해 대량의 지분을 확보했고 향후 채굴되는 물량을 대부분 우선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트럼프 정부는 GM이 해당 거래와 관련해 의무적으로 리튬을 구매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산 소재 수입에 의존을 낮추도록 더 힘을 싣는 셈이다.
GM이 배터리 필수 소재인 리튬을 미국 현지에서 대거 수입하는 일은 자연히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 한국 전기차 배터리 업체에도 긍정적 요소가 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모두 미국에 GM과 합작 배터리 공장을 가동 중이거나 건설하며 핵심 협력사로 자리잡고 있다.
리튬아메리카의 현지 채굴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GM이 이를 대거 확보하게 된다면 한국 배터리 협력사들도 중국산 수입에 의존을 낮추고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미국 정부가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과 단절을 유도하는 정책을 꾸준히 강화해 온 만큼 GM과 협력이 정책적 수혜로 돌아올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GM은 로이터에 “미국 리튬 프로젝트는 전기차 전환 전략에 필수적 공급처”라며 “이번 프로젝트가 트럼프 정부 목표 달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