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해 7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현지 주민들이 시내 공원 분수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22일(현지시각) 로이터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 발표된 연구 보고서를 인용해 2024년 유럽 온열질환 사망자가 6만2700명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이번 보고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세계보건연구소(IS Global)이 주도해 작성했다. 유럽 32개국의 일일 사망기록을 입수해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파악된 피해자 숫자를 집계했다.
바르셀로나 세계보건연구소는 2022년부터 매년 유럽에서 발생한 온열질환 피해자 숫자를 집계해오고 있다.
지난해 6월1일부터 9월30일까지 나온 온열질환 사망자 수는 전년도 같은 기간에 견줘 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집계가 처음 시작된 2022년과 비교하면 소폭 줄었다. 2022년 기록된 사망자 수는 6만7900명이었다.
토마스 야노스 바르셀로나 세계보건연구소 연구원은 로이터를 통해 "이번 집계치는 우리가 폭염에 적응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강조했다.
유럽 기후관측기관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은 관측 역사상 가장 더운 여름이었다.
올해 여름 집계된 사망자 가운데 3분의 2는 남유럽에서 발생했다. 사망자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여성과 노인 등 취약계층이었다.
국가로는 노인 인구 비중이 높고 기온이 높이 올랐던 이탈리아가 가장 많은 피해자를 냈다.
이탈리아 응급학회(SIMEU)는 올해도 여름 기온이 정점에 달했을 때 일부 지역 응급실 내원 환자가 최대 2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알레한드로 리카르디 이탈리아 응급학회 회장은 로이터 인터뷰에서 "이미 허약하고 여러 복합 질환을 앓고 있던 환자들은 더 많은 입원 치료를 필요로 했다"며 "이는 인플루엔자 급증 시기와 마찬가지로 병원 서비스에 부담을 가중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접한 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도 취약계층을 위한 폭염 대책 강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헤라르도 산체스 세계보건기구 폭염보건지침 개정전문가 그룹 회원은 로이터를 통해 "폭염으로부터의 보호는 그것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에 있어 필수 의약품처럼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