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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킹' '공조' 나란히 흥행, 블랙리스트 논란에 더 반가워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7-01-20 17: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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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킹' '공조' 나란히 흥행, 블랙리스트 논란에 더 반가워  
▲ 영화 '더 킹' 스틸이미지.

“정우성 주연으로 출연하는 영화 ‘더 킹’ 절대 보이콧합시다.”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공식 온라인 카페에 최근 올라온 글의 제목이다. 

박사모의 이런 보이콧 움직임에도 더 킹은 같은날 개봉한 ‘공조’와 함께 쌍끌이 흥행조짐을 보이고 있다.

20일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한재림 감독의 신작 더 킹이 개봉 첫날 30만 명을 가뿐히 넘기고 이틀째인 19일 기준 전국 누적관객수 54만 명을 돌파했다.

같은 날 선보인 공조는 더 킹의 흥행세에는 못 미치지만 19일까지 30만 명 이상을 끌어모으며 박스오피스 2위로 올라섰다.

더 킹과 공조는 ‘남-남’ 톱스타를 앞세우면서도 현실비판과 풍자를 각각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 흥행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더 킹은 전국 스크린수 1147개로 20일 기준 실시간예매율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공조는 전국 스크린수 918개를 확보해 실시간예매율 2위로 뒤를 좇고 있다.

두편 모두 개봉 초반 관객몰이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새해 벽두부터 100억 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된 한국영화의 흥행경쟁이 반가운 것은 특검수사가 한창인 문화계 블랙리스트 논란 때문이다. 대중적 파급력이 큰 영화계도 블랙리스트로 홍역을 치렀다.

더 킹의 주연배우 정우성씨의 경우 블랙리스트에 오른 사실이 알려졌고 한 인터뷰에서 촛불집회 관련 이슈에 “박근혜 나와”라고 대통령 탄핵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가 지금도 박사모의 보이콧 대상에 올라있다.

더 킹은 사회고발 성격이 강한 영화다. 특히 권력에 눈이 먼 검사들의 세계를 적나라하게 까발린다.

조인성씨와 정우성씨가 각각 역할을 맡은 서울대 법대 85학번 출신 검사가 된 박태수 검사(조인성), 부잣집 딸과 결혼한 한강진 부장검사 같은 인물은 검사 출신으로 권력의 핵심실세로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해온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나 김기춘 전 비서실장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한다.

더 킹은 검사들의 세계를 다루면서 상위 1% 권력층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담긴 영화다. 한재림 감독은 전작 ‘관상’(2013)을 통해 사극에도 능수능란한 재능을 보였는데 이번에 사회적 메시지가 강한 현대극에서도 현실과 허구를 넘나드는 이야기와 배우들의 호흡을 이끌어내며 완성도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현실비판을 담은 사회성 짙은 영화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데 더 킹도 이런 흐름을 잇고 있다. 부정과 비리가 판을 치는 현실이 영화 흥행의 키워드로 톡톡히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영화들은 블랙리스트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다면 직간접적 외압으로 어쩌면 공개되지 못했거나 적어도 제작단계에서 어려움을 겪었을 수도 있다.

  '더 킹' '공조' 나란히 흥행, 블랙리스트 논란에 더 반가워  
▲ 영화 '공조' 포스터.
공조의 배급을 맡은 CJE&M은 2013년 계열 투자사인 CJ창업투자(현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제작비 일부를 영화 ‘변호인’에 투자했다는 이유로 정권에 미운털이 박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화를 영화화한 변호인은 청와대가 이미경 부회장에 경영퇴진을 압박하고 송강호씨가 블랙리스트에 오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CJE&M은 이런 사정으로 변호인 이후 ‘연평해전’ ‘국제시장’ 등 정권에 입맛에 맞는 영화들로 영화투자나 배급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공조는 남북한 형사들이 주인공으로 내용상 국정원이 등장하는데 범죄액션과 코미디를 버무렸을 뿐 이념적 요소는 배제됐다. 정치적 외압과 무관한 상업적 의도일 것으로 보이지만 워낙 블랙리스트 논란이 크다 보니 의심을 받을 만도 하다.

배우 정우성씨는 더 킹 개봉을 앞두고 최근 인터뷰에서 블랙리스트 논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영화는 영화다. 표현은 자유로워야한다고 생각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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