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군복무기간을 1년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자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18일 문 전 대표를 향해 “군복무 1년은 국방을 팽개치겠다는 얘기로 들릴 수 있다”며 “굉장히 위험한 공약”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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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전 대표가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 출간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뉴시스> |
남 지사는 “2022년부터 군 자원이 대폭 줄게 돼서 25만 명 이하로 떨어지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약 40개월에 가까운 복무를 해야 지금 같은 군 병력을 유지할 수가 있다”며 “지금 상황에서 군 복무기간을 1년으로 단축하면서 모병제도 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전력을 유지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앞서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 출판간담회에서 “군복무기간은 1년 정도까지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문 전 대표는 “참여정부 때 국방 계획은 18개월까지 단축하기로 했는데 점차 단축되다가 이명박 정부 이후 21개월 선에서 멈춰버렸다”며 “18개월까지 단축하는 것은 원래대로 그렇게 가야하고 더 단축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문 전 대표의 주장을 놓고 정치권에서는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오신환 바른정당 대변인은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권력야욕의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우리 국방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말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오 대변인은 “국방백서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북한 병력은 남한 병력의 2배가 넘고 국방부는 병역자원 감소로 인해 군 병력을 2022년까지 52만 명까지 줄일 계획”이라며 “국민들은 우리 국방력에 공백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도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실현 가능성을 고려안하고 이렇게 발표해도 되는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말했고 김영환 최고위원도 “안보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자칫하면 국민들에게 포퓰리즘으로 갈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도 가세했다.
원유철 새누리당 의원은 “아예 군대를 없애자고 하자”며 “야권 대선주자들의 선거를 의식한 안보 포퓰리즘이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새누리당 소속 심재철 국회부의장은 보도자료를 내고 “대통령에 도전하겠다는 사람이 국가안보는 제쳐놓고 오직 청년 표 얻는 것에만 골몰하고 있다”며 “나라의 장래는 외면한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표를 전제하고 공약을 내는 것은 민주주의 선거가 나라를 더 위험하게 만드는 일”이라며 “당장 특정계층 각각을 대상으로 표를 의식하는 정책공약으로는 좋은 나라를 만들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안 지사는 “어떤 튼튼한 안보 체계를 가질 것이냐를 두고 이야기했으면 좋겠다”며 “국방과 안보에 대한 원칙을 이야기하며 군복무 기간에 대한 이야기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재명 성남시장은 문 전 대표와 같은 방향의 공약을 내걸었다. 이 시장은 문 전 대표보다 더한 ‘10개월 군복무’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저서를 통해 “의무복무병을 현재 43만 명에서 20만 명으로 줄이는 ‘선택적 모병제’로 현재 21개월인 군 복무기간을 10개월까지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