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코리아 "살테면 사고 말테면 말라" 배짱 장사에 소비자 폭발, 불만 접수 창구조차 없어

▲ 테슬라코리아 판매 방식과 무성의한 고객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테슬라코리아 측은 “별도의 소비자 불만 접수 창구는 없고, 미국 본사에 불만을 접수할 수 있는 이메일도 없다”고 안내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코리아가 국내에서 ‘배짱 장사’를 이어가면서 소비자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테슬라는 세계적으로 판매가 부진한 상황이지만, 한국에서 유독 판매가 늘고 있다. 테슬라코리아는 지난 7월 국내 시장 수입차 판매 순위에서 2위인 BMW코리아의 3배가 넘는 6559대를 판매하며 1위를 차지했다.
 
국내에 유독 테슬라 충성 고객이 많지만, 테슬라코리아의 낮은 서비스 품질과 무성의한 소비자 대응에 실망감을 표시하는 소비자가 점차 늘고 있다.

1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테슬라코리아가 지난 4월 출시한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Y 주니퍼'의 경우 출시 일에 예약하고도 5개월이 지나도록 아직 차를 인도받지 못한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테슬라코리아는 4월2일 모델Y 주니퍼를 내놓으면서 예상 인도 시기를 5~6주라고 안내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부분은 테슬라코리아의 무성의한 태도다.

테슬라코리아는 인도가 늦어지고 있는 구매자들에게 '지방자치단체 전기차 보조금을 포기하고 인도 받을 시기를 앞당길지, 지자체 보조금 지급을 더 기다릴 것인지 결정하라'고 문자로만 안내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지자체 보조금을 포기해도 당장 차량을 인도받는 보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 지자체 보조금과 관련해서 테슬라코리아가 일 처리를 제대로 안 하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테슬라코리아는 온라인으로만 차량을 판매하기 때문에 다른 수입차 업체들과 달리 딜러가 없다. 대신 계약 이후부터 인도까지 도와주는 어드바이저라는 이름을 가진 직원이 있다.

경북 경산에 거주하는 테슬라 차량 구매자 A씨는 지자체 보조금 추가 지급 공고가 뜬 후 보조금 수령을 위해 모델Y 주니퍼 인도를 미뤘다. 보조금 신청일이 가까워오자 서류를 모두 준비해 테슬라코리아 어드바이저에게 보냈다.

이 어드바이저는 보조금 접수일 다음 날 A씨에 연락해 "보조금 선정이 안됐는데 보조금 없이 차량을 인도받을 것이냐"라고 물었다. 어드바이저는 “보조금 추가 지급이 기존 대기자 위주로 진행돼서 지난주에 이미 마감된 것 같다”며 “신규 접수 자체가 열리지 않았다”고 A씨에 설명했다.

A씨는 경산 시청에 연락해 "왜 보조금 신규 접수가 진행되지 않았냐"고 문의했다. 그러나 시청 관계자는 "대기자를 받은 적이 없고 신규 접수만 받았는데, 신청자가 몰리면서 금방 마감됐다"고 답변했다.

A씨 주장대로라면 어드바이저가 거짓으로 안내한 것이다. 어드바이저는 A씨에게 "자기는 그런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A씨는 “접수가 몰릴 수도 있고 일찍 마감돼 보조금 신청을 못할 수도 있지만, 어드바이저가 이런 식으로 대처하니 기만당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차량 인도를 받을 때도 소비자들은 상당한 불편을 겪고 있다.

테슬라코리아가 소비자에 차량을 인도하는 방식은 두 가지다. 날짜를 지정해 경기 광명시에 위치한 이케아 광명점에서 구매자들에게 인도하거나, 원하는 곳으로 탁송하는 방식이다.
 
테슬라코리아 "살테면 사고 말테면 말라" 배짱 장사에 소비자 폭발, 불만 접수 창구조차 없어

▲ 테슬라코리아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Y 주니퍼. <테슬라코리아>


소비자들은 직접 이케아를 방문해 차량을 받는데 왜 테슬라코리아에 10만 원을 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한다.

탁송으로 차량을 받으려면 테슬라코리아에 20만 원을 내야 한다. 탁송을 원한다고 해서 모두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탁송은 선착순으로 마감되고, 나머지는 이케아 광명점에만 받을 수 있다.

테슬라코리아 관련 온라인 관련 커뮤니티에는 울산이나 부산 등 지방에 사는 소비자들이 탁송 신청에 실패해 차를 인도받기 난감하다는 글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테슬라코리아는 최근 금호타이어 광주 공장 화재 때에도 소비자들로부터 원성을 샀다. 테슬라코리아 측은 원래는 사계절용 타이어가 탑재돼야 하는 차량이지만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로 수급이 어려워졌다며, 차량을 일찍 인도받으려면 여름용 타이어를 탑재한 차량을 받아야 한다고 문자로 안내했다.

당시 어쩔 수 없이 여름용 타이어로 변경해 인도받은 소비자들이 다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소비자들이 불만을 제기하려고 해도 테슬라코리아 고객센터에선 “별도의 소비자 불만 접수 창구는 없고, 미국 본사에 불만을 접수할 수 있는 이메일이 없다”고 안내하고 있다.

테슬라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아무런 보상이나 사과 없이 살거면 사고 말거면 말라는 식의 테슬라코리아의 태도가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차량을 제작하고 전기차 시장의 강자로 떠오른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고 하지만 소비자를 대하는 태도는 업력이 길고 짧고와 상관없는 문제”라며 “배터리 충전 오류 문제뿐 아니라 차량 인도와 관련해서도 소비자 불만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만큼 테슬라코리아도 업무 처리 방식을 재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