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발판을 다져가고 있다.

이 부회장은 그룹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코오롱에 코오롱모빌리티그룹 편입을 꺼내 들면서 코오롱의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통해 주주들의 호응을 이끌어 유동성 부담을 덜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규호 코오롱 승계 정지작업 들어갔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 편입해 코오롱 가치 높이기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회장이 지주사인 코오롱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를 바탕으로 주주들을 설득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31일 코오롱에 따르면 코오롱은 9월8일까지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보통주 1410만6659주와 우선주 87만6117주를 포함하는 소액주주 지분 약 23%의 공개매수를 추진하고 있다.

코오롱은 11월11일에는 이사회를 열고 코오롱모빌리티와 주식교환 및 자사주 소각 등의 내용을 결정한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2022년 7월20일 코오롱글로벌이 자동차 부문을 인적분할하기로 결정하면서 출범했다. 2023년 1월1일 법인 설립을 마친 뒤 같은 달 31일 코스피에 상장했다.

상장 첫날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주가는 4875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2025년 8월29일 기준 코오롱모빌리티 주식 가격은 3975원으로 2년7개월 동안 18.5% 감소했다.

코오롱이 밝힌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주식 공개매수 가격도 4천 원으로 상장 첫날 주가보다 낮게 책정됐다. 모든 주주들이 공개매수 제안을 받아들이면 600억 원 규모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오롱으로서는 최근 그룹 차원의 실적 부진을 겪고 있어 600억 원 규모의 현금 유출은 부담이 크다.
 
이규호 코오롱 승계 정지작업 들어갔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 편입해 코오롱 가치 높이기

▲ 코오롱이 수익성 저하 문제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자회사 편입에 필요한 공개매수 금액은 부담스러운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사진은 이규호 당시 코오롱모빌리티그룹 각자대표이사 사장(왼쪽)이 2023년 1월4일  경기 과천시 코오롱타워에서 열린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출범식에서 사기를 흔들고 있는 모습. <코오롱>


코오롱은 연결기준으로 2021년 매출 5조4104억 원, 영업이익 3322억 원을 기록한 뒤 실적이 하락세에 접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2024년에는 영업손실 896억 원을 낼 정도로 계열사 수익성이 악화됐다.

다만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주주들은 자회사 편입 과정에서 공개매수뿐만 아니라 코오롱 주식과 교환을 선택할 수 있다.

코오롱 관계자는 “코오롱은 공개매수와 주식 교환 2가지 방안을 활용해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자회사 편입을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 주가 추이 및 거래량으로 봤을 때 자회사 편입 과정에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코오롱의 미래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면 당장 현금을 받고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주식을 파는 것보다 코오롱 지분의 보유가 유리한 선택이 된다. 

코오롱으로서는 많은 주주들이 코오롱 주식 교환을 선택하는 편이 공개매수에 따른 현금유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주식 교환은 지분가치의 희석이 발생하지만 코오롱은 이웅열 명예회장이 49.7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얼마간의 지분 희석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결국 이 부회장에게 코오롱모빌리티 편입 과정에서 유동성 부담을 줄이기 위해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주주들에 코오롱의 기업가치 제고 가능성을 납득시키는 일이 중요한 경영과제가 된 셈이다.

이번 코오롱모빌리티그룹 편입을 놓고는 이 부회장의 승계를 위한 정지작업 가운데 하나라는 분석이 많다.

이 명예회장의 코오롱 지분 보유가 확고한 수준인 만큼 코오롱을 중심으로 그룹의 사업구조를 단순화하는 편이 승계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아직까지 코오롱은 물론 자회사의 지분도 보유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영권 승계 방식은 이 명예회장으로 부터의 증여 등이 유력하다. 다만 지분 이전에 따른 증여세 혹은 상속세 등 관련 재원의 마련 뒷받침돼야 한다.

코오롱 중심의 그룹 구조조정은 이 부회장의 경영 부담을 줄이는 데도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편입을 통해 재무적 효과 외에 사업 사이 시너지, 신속한 의사 결정 가능성 제고와 같은 경영 효율화 등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오롱 관계자는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편입으로 완전 자회사의 경영효율화가 가능해져 유연하고 신속한 사업구조 재편 여건을 마련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경쟁력과 시장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에게 경영능력 입증은 이 명예회장이 내세운 경영권 상속의 핵심 과제이기도 하다.

이 명예회장은 2018년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경영 능력을 인정 받아야 한다”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지 못한다면 주식은 1주도 물려주지 않겠다”고 말했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