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반도체와 중국 희토류가 '무역전쟁' 막는다, 미국 중국 갈등 교착 장기화 전망

▲ 중국이 첨단 반도체를, 미국이 희토류 공급망을 서로 상대 국가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미중 무역갈등 심화를 억제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측의 상호 의존이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 기업로고.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중국의 희토류가 두 국가 사이 무역 갈등 악화를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 국가가 서로 상대방에 핵심 산업 공급망을 크게 의존하고 있는 만큼 일방적으로 관세 인상이나 수출 통제와 같은 공세를 강화한다면 보복 조치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29일 “중국의 희토류 등 핵심 광물 지배력과 미국의 첨단 반도체 기술 통제력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오래 지속될지가 향후 양국 관계를 결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은 현재 첨예한 무역 갈등 상황에 놓여 있다. 그러나 최근 상대 국가에서 수입하는 물품에 고율 관세 부과를 3개월 더 유예하는 데 합의했다.

로이터는 미국이 중국 희토류 공급망에, 중국은 미국 인공지능 반도체 기술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관계가 지금보다 나빠지기는 쉽지 않다고 바라봤다.

희토류 등 주요 광물과 첨단 반도체는 인공지능과 전자제품, 자동차와 군사무기 등에 모두 필수로 쓰인다.

따라서 중국과 미국은 각각 희토류와 반도체를 무역 협상카드로 앞세우며 상대 국가를 견제하기 위한 수출 통제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영구적 공급 중단과 같은 극단적 조치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두 국가가 모두 상대방의 보복 조치를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는 “상호 보복에 따른 경제적 피해 가능성이 미중 무역 갈등 심화를 억제하고 있다”며 “관세 유예와 같은 조치가 단기적으로 공급망 안정화에 충분한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중국 희토류 공급망에 의존을 낮추기 위해 자국 내 수급 기반을 마련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미국 국방부가 현지에 유일한 희토류 광산을 운영하는 MP머티리얼스에 4억 달러(약 5567억 원) 투자를 결정한 점이 대표적 사례로 제시됐다.
 
엔비디아 반도체와 중국 희토류가 '무역전쟁' 막는다, 미국 중국 갈등 교착 장기화 전망

▲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희토류 채굴장.

트럼프 정부는 반도체 투자 보조금으로 배정된 예산 가운데 일부를 희토류 등 핵심 광물 프로젝트에 들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중국은 화웨이와 캠브리콘 등 자국 반도체 기업의 인공지능 반도체 기술 개발을 장려하는 방식으로 엔비디아와 같은 미국산 제품을 대체할 방법을 찾고 있다.

서로 상대방에 공급망 의존을 낮춰 무역 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시도가 적극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로이터는 화웨이 반도체 기술 개발이 최근 정체기를 맞은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미국이 이러한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중국은 희토류 정제 및 가공 분야에서 전 세계 90%에 이르는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며 독점적 지위를 지키고 있다.

로이터는 중국을 대체할 공급망 확보에 최소 수 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경제성 확보 및 환경 영향 문제 해결에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이나 중국이 상대 국가에 의존을 낮출 방법을 찾더라도 무역 갈등 판도가 완전히 한 쪽으로 기울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도 이어졌다.

중국이 애플과 같은 미국 기업의 사업을 제한하거나 미국이 중국에 금융 제재를 시행하는 등 다른 방식으로도 압박을 더할 수 있는 수단이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반도체 및 희토류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분야에서 두 국가가 상호 의존을 완전히 해소하려면 수십 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 국가가 서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계속되며 무역 갈등 심화를 방지하는 일종의 차단기와 같은 역할을 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결국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은 장기간에 걸쳐 지금과 같은 교착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로이터는 “양국은 현재 타결책을 찾기 어려운 대치 상태에 놓여 있다”며 “분명한 적대감을 행동으로 옮기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