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글로벌 완성차회사에 미국투자를 압박하면서 현대차도 미국에 새로운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17일 정진행 현대차 사장이 5년 동안 미국에 31억 달러를 투자하고 새로운 공장을 지어 제네시스 차량과 SUV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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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진행 현대차 사장. |
현대차는 지난 5년 동안 미국에 21억 달러를 투자했는데 이보다 50% 더 많은 돈을 5년 동안 미국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31억 달러 가운데 30~40% 정도는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를 연구개발하는 데 쓰고 나머지는 새로운 차종을 생산하는 설비를 구축하는 데 쓰기로 했다.
정 사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일자리 100만 개를 창출할 것이라고 약속하면서 미국 자동차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수요와 수익을 높일 수 있는 신차를 출시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애초 기아차 멕시코공장에서 신차를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멕시코산 수입품에 3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미국에 새로운 공장을 지어 현지에서 SUV를 생산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정 사장의 말을 인용해 현대차가 기아차 멕시코공장에서 새로운 SUV를 생산한다는 계획은 유동적이라고 보도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멕시코에서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 없으며 미국에서 생산하는 물량을 기아차 멕시코공장으로 이전할 계획도 없다고 전했다.
정 사장은 “미국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면서도 “미국정부와 무관하게 미국시장에 대한 관심은 일관적”이라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완성차회사들은 트럼프의 미국투자 압박에 속속 굴복하고 있다.
GM은 트럼프의 압박에도 투자계획을 변경하지는 않겠다는 완고한 입장을 유지해왔지만 결국 미국투자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돌아섰다. GM은 포드와 피아트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대표 완성차회사 3곳 가운데 가장 늦게 신규 미국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GM은 곧 미국에서 10억 달러를 투자하고 이 투자를 통해 1천 명을 고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한다.
GM은 포드와 피아트크라이슬러가 신규 미국투자 계획을 발표한 상황에서 큰 압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트 당선인은 지난 10일 트위터에서 “포드가 지난주 미국공장 투자를 늘린다고 밝힌 데 이어 피아트크라이슬러도 막 10억 달러의 미국공장 투자계획을 밝혔다”며 “포드와 피아트크라이슬러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에 앞서 지난 3일 트위터에서 “GM이 멕시코에서 만든 셰비크루즈를 미국 판매점에 보낼 때 세금을 내지 않는다”며 “미국에서 (차를) 제조하거나 아니면 높은 세금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GM을 압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