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 매출 1조 성장, 윤상현 콜마그룹 '3가지 축' 사업구조 재편 제동

▲ 27일 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의 고공성장에 따라 윤상현 콜마그룹 부회장(사진)이 화장품과 건기식 바이오 사업 등 3대 축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상현 콜마그룹 부회장이 HK이노엔의 성장을 발판 삼아 그룹 전체 사업 재편에도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HK이노엔은 케이캡 성장과 신약 개발로 톡톡한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윤상현 부회장의 제약바이오를 한 축으로 키우는 사업 재편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2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이 올해 국내 대형제약사 기준으로 여겨지는 연매출 1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HK이노엔은 올해 상반기 매출 5104억 원, 영업이익 449억 원을 거두며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2024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8.2%, 영업이익은 7.9% 증가했다. 

실제 금융정보회사인 FN가이드에 따르면 HK이노엔은 2025년 연간 매출 1조969억 원, 영업이익 1085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2024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22.27%, 영업이익은 22.96% 늘어나는 것이다.

HK이노엔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케이캡도 올해 국내 처방 기준으로 2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처방 실적을 기준으로 케이캡은 올해 상반기에만 1047억 원으로 이런 추세를 이어간다면 2천억 원은 무리가 없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케이캡은 미국 임상 3상에서 주요 지표 기준으로 평가 기준을 만족해 미국 진출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여기에 중국 도입한 당뇨·비만 치료제도 국내 임상 3상에 들어서면서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HK이노엔은 2018년 CJ헬스케어를 인수한 것으로 이 때 윤 부회장이 인수를 진두지휘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도 윤 부회장은 HK이노엔의 기타비상무이사로 경영 전반에 참여하고 있다.

당시 CJ헬스케어 몸값이 1조3천억 원으로 무리한 인수가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지만 케이캡을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2021년 기업공개까지 성공하며 현재는 콜마그룹의 주요 계열사로 자리잡았다.

이 같은 성과는 윤상현 부회장의 입지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HK이노엔 매출 1조 성장, 윤상현 콜마그룹 '3가지 축' 사업구조 재편 제동

▲ HK이노엔(사진)이 2025년 연매출 1조 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됐다.


HK이노엔을 그룹 핵심 축으로 키우려는 전략에 힘이 실리면서 자연스럽게 그룹 지배구조 전반을 둘러싼 이해관계도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갈등의 시작은 윤상현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 실적 개선을 위해 윤여원 사장에게 자신과 이승화 CJ제일제당 전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할 것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콜마비앤에이치 경영 문제로 시작된 윤상현 부회장과 윤여원 사장의 갈등은 창업주 윤동한 회장이 과거 증여했던 콜마홀딩스 지분을 되찾으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격화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갈등이 단순한 경영권 다툼을 넘어 그룹의 지배구조와 사업 방향에 대한 힘겨루기로 보고 있다.

갈등의 이면에는 윤상현 부회장이 추진해온 사업 재편 구상이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윤 부회장은 홀딩스를 지주회사로 화장품·제약바이오·건강기능식(건기식) 3축으로 단순화된 지배구조를 구상하며 HK이노엔을 한국콜마 자회사에서 콜마홀딩스 직속으로 두려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콜마비앤에이치와 HK이노엔의 합병도 가능성에 포함된다. 

현재는 화장품 핵심 회사인 한국콜마와 건기식 사업 주체인 콜마비앤에이치는 콜마홀딩스의 자회사로 있지만 HK이노엔은 한국콜마가 43.01%를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현재 제약바이오 사업의 경우 콜마홀딩스입장에서는 손자회사다.

윤 부회장 입장에서는 사업 재편을 통해 콜마홀딩스를 정점으로 주요 사업 회사들이 병렬적으로 존재하게 되면 더욱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윤 부회장으로서는 이런 지배구조 재편을 통해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지만 최근 아버지인 윤동한 회장과도 갈등이 불거지면서 부담을 안게 됐다.

콜마홀딩스 관계자는 “사업 재편과 관련한 것은 콜마비앤에이치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