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아이스크림·향수까지 점령, 세계 휩쓴 '말차' 유행에 빠진 유통가

▲ 국내 유통가에 말차 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은 남양유업 ‘말차에몽’(왼쪽)과 롯데웰푸드 아이스크림 3종의 말차맛 한정판 제품.

[비즈니스포스트] 전 세계 Z세대를 중심으로 말차 유행이 번지고 있다. 국내 유통업계도 말차 관련 제품에 열을 올리고 있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최근 ‘초코에몽’의 새로운 라인업 ‘말차에몽’으로 네이버 브랜드스토어 라이브커머스에서 완판을 이어가고 있다. 11일 진행된 1차 라이브커머스에 이어 18일 진행된 2차도 준비된 물량을 모두 판매했다.

소비자에게 익숙한 제품이 말차맛으로 변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롯데웰푸드는 6월 아이스크림 ‘월드콘’과 ‘설레임’, ‘티코’의 말차맛 한정 제품을 내놨다. 5월에는 말차로 유명한 한옥 카페 ‘청수당’과 협업해 ‘빈츠’와 ‘아몬드볼’, ‘빼빼로’ 등 과자의 말차맛 한정 제품을 선보였다.

해태제과 ‘홈런볼 말차딸기’와 오리온 ‘초코파이 말차 쇼콜라’, 빙그레 ‘쿠앤크 말차’도 올해 세상에 나왔다.

이마트 자체 브랜드인 노브랜드는 3월 말차 브랜드 ‘슈퍼말차’와 협업해 말차가 들어간 샌드웨이퍼와 초코 단백질바, 양갱, 마들렌, 에스프레소 라떼 등 5종을 선보였다.

외식 업계에서도 말차 유행에 합류했다.

투썸플레이스는 7월 말차 음료 3종을 선보였다. ‘아이스 말차’와 ‘말차 크림 라떼’, ‘스트로베리 말차 라떼’ 등이다. 투썸플레이스에 따르면 이들 음료는 출시 2주 만에 50만 잔 이상 판매됐다. 이외에도 투썸플레이스는 케이크의 한 종류인 ‘떠먹는 말차 아박(아이스박스)’도 출시했다.

매머드커피는 4월 ‘말차 클래식 라떼’와 '핑크블라썸 말차 라떼', '말차 골든 살구 블랙티', '말차 제주레몬 크러쉬' 등 말차 시즌 메뉴 4종을 선보였다. 출시 2주 만에 10만 잔 이상이 팔렸다.

도넛으로 유명한 디저트 프랜차이즈 노티드는 7월 ‘투 머치 말차’ 캠페인을 선보였다. 도넛과 소금빵, 음료, 빙수 등에 말차를 접목해 내놨다.

이외에도 공차는 ‘말차 팥빙수 쉐이크’를, 바나프레소는 말차 음료 3종 등을 선보였다.

이 같은 말차 메뉴 출시에 소비자들은 반가운 반응을 내놓고 있다.
 
과자·아이스크림·향수까지 점령, 세계 휩쓴 '말차' 유행에 빠진 유통가

▲ 메종마르지엘라의 향수 ‘마차 메디테이션’(왼쪽)과 라운드어라운드의 향초 ‘더퍼퓸 캔들 말차’.


30대 여성 김모씨는 “맛있는 말차맛 제품을 한국에서 만나기 어려웠는데 최근 많아져서 기쁘다”며 “계속 새 상품이 나오며 녹차와 또 다른 말차만의 매력을 널리 알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대 남성 최모씨는 “말차를 얼마 전 처음 먹어봤는데 너무 맛있었다”며 “앞으로도 말차맛 제품을 계속 먹어보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식품에서 시작된 유행은 패션과 뷰티 업계로 퍼졌다. 말차의 연녹색을 닮은 패션 아이템과 네일아트 등이 ‘말차코어’라는 이름으로 심심하지 않게 보인다.

메종마르지엘라의 ‘마차 메디테이션’, 르라보의 ‘떼마차 26’ 등 말차 향수와 라운드어라운드의 ‘더퍼퓸 캔들 말차’ 향초 같은 향기 관련 제품도 인기를 끈다.
 
이 같은 말차 유행은 2024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일어났다. 현재 구글에서 ‘matcha’ 검색량이 1년 전보다 약 150% 증가한 사실을 보면 말차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엿볼 수 있다.

찻잎을 우리는 녹차와 달리 말차는 찻잎을 곱게 갈아 물이나 우유에 타 마시는 것이 특징이다.

말차 유행의 배경에는 건강을 중시하는 Z세대의 성향이 자리한 것으로 풀이되는데, 커피의 대안 음료로써 주목받고 있다. 특유의 녹색이 주는 시각적 효과 또한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열을 올리는 Z세대에게 매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블랙핑크 리사씨와 아이브 장원영씨, 전소미씨 등 유명인도 말차를 마시는 모습을 SNS에 공유했다. 작은 종지에 물과 말차 가루를 담고 빠르게 저어 거품을 내 말차를 만드는 영상 또한 틱톡 등 SNS에서 인기를 끌었다.

외신에서도 말차 유행에 주목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말차를 두고 “지위와 라이프스타일, 웰빙의 상징”이라고 소개했다. 로이터를 비롯한 여러 언론은 세계적 말차 유행에 따른 말차 품귀 현상을 조명했다.

일본의 지난해 말차를 포함한 녹차 수출액은 364억 엔(약 3459억 원)을 기록했다. 2023년보다 25% 증가한 역대 최고액이다. 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