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중국 AI 반도체 수출 성과 불투명, "주가에 리스크 반영 덜 됐다"

▲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 완화에도 중국에서 본격적으로 인공지능 반도체 매출을 거둘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중국 정부 차원의 구매 자제 압박을 비롯한 변수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 서버용 반도체 제품.

[비즈니스포스트] 미국과 중국 정부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을 두고 다시금 신경전을 벌이며 엔비디아가 중국 매출 회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엔비디아 주가에 아직 이와 관련한 리스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증권가 관측도 나온다.

투자전문지 마켓워치는 22일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에서 영원히 배제되었을 수도 있다”며 “이는 수십억 달러의 매출이 걸린 문제”라고 보도했다.

미국 트럼프 정부는 최근 엔비디아가 중국을 겨냥해 개발한 인공지능 반도체 H20을 다시 중국에 판매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H20이 신형 인공지능 반도체와 비교해 크게 뒤떨어지는 성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수출 승인에 이유로 들었다.

마켓워치는 중국 정부가 이러한 발언에 불쾌감을 느껴 자국 기업에 엔비디아 반도체 구매를 자제하도록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이 엔비디아의 중국 매출에 다시금 변수로 떠오른 셈이다.

중국의 엔비디아 반도체 수입 제한은 단순한 실적 타격을 넘어 중장기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이 엔비디아를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자체 인공지능 반도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마켓워치는 “모간스탠리는 트럼프 정부가 H20 판매를 승인한 뒤에도 정책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엔비디아 주가에 이와 관련한 가치를 반영하기 어렵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조사기관 BCA리서치도 최근 보고서에서 엔비디아의 현재 주가에 중국 시장과 관련한 리스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분석을 전했다.

엔비디아 반도체가 중국에서 사실상 전면 판매 금지 대상에 포함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BCA리서치는 현재 엔비디아 주가가 가장 낙관적 시나리오를 반영해 책정되어 있다며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하면 기업가치를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반면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엔비디아 반도체 수요가 내년 말까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전했다.

마켓워치는 “미국과 중국의 인공지능 반도체 분쟁에 결론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분명한 것은 앞으로 엔비디아와 관련된 지정학적 변수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라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