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몽익 KCC글라스 대표이사 회장이 건설경기 침체 여파에 올해 하반기에도 적지 않은 경영 부담을 짊어지게 됐다.
정 회장이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인증 의무화에 따른 고단열 유리 수요 확대와 인도네시아 바탕공장의 수요 회복을 타고 내년 KCC글라스 수익성 반등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에 이어 중소형 건설사들도 수년 동안 이어진 건설경기 불황을 딛고 점차 실적 회복세를 보이지만 건자재기업의 반등은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부분 공사 후반부에 매출이 발생하는 건자재업계 특성을 고려하면 건설업계와 비교해 실적 개선에 시차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2분기 실적은 건설사 회복과 건자재사 부진으로 요약할 수 있다”며 “건설사는 주택매출 감소에도 고원가 공사 비중 축소로 수익성이 개선되지만 건자재사 실적은 회복까지 시간 소요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KCC글라스도 하반기 주요 사업부문과 관련한 올해 하반기 시장 상황을 녹록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
KCC글라스는 유리 부문을 놓고 하반기에도 미분양 물량 증가, 착공 위축, 분양실적 급감 등의 영향으로 여전히 어려운 경영환경에 놓일 것이라고 바라봤다.
인테리어 및 유통 부문에서도 주택 입주물량 감소에 영향을 받아 수익성이 축소될 것으로 예측했다.
PHC 파일(고강도 말뚝) 부문에서는 공공주택 등 공공부문의 수요가 개선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다만 PHC 파일 부문 매출이 KCC글라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에 그쳐 큰 영향을 주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정몽익 회장은 2분기에도 KCC글라스 주력 사업부문에서 수익성이 하락한 실적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게다가 2분기 들어 KCC글라스 영업이익 하락폭이 더 커진 만큼 정 회장에게는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CC글라스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 5129억 원, 영업손실 354억 원을 올렸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비슷한 반면 영업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손실 규모는 1분기(56억 원)보다도 급증했다.
사업별로 보면 유리부문은 2분기 영업손실 393억 원을 냈다. 1분기 영업손실 101억 원에서 4배 가까이 불어나면서 KCC글라스 전체 실적 감소에 주요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건설경기 침체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유리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KCC글라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건축용 유리의 평균 판매 가격은 지난해와 견줘 16.5% 하락했다.
인테리어 및 유통 부문은 2분기 영업이익이 56억 원, 영업이익률 2.1%에 그쳤다. 영업이익 규모가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면서 영업이익률도 1년 전 5.4%에서 절반 이상 축소됐다. B2B(기업 사이 거래) 실적이 발생하는 대형 건설현장이 줄어들면서 수익성이 낮아졌다.
다만 정 회장이 올해를 바닥으로 내년부터 KCC글라스 실적 회복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 회장이 KCC글라스의 대표 무기로 삼을 수 있는 요소로는 건축규제 강화에 따른 고부가가치 제품 경쟁력과 유리업계 첫 해외 생산거점인 인도네시아 바탕공장이 꼽힌다.
먼저 KCC글라스는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인증 의무화에 따라 코팅유리(로이유리) 수요 증가에 기대를 걸고 있다.
ZEB 인증은 건축물에 필요한 에너지 부하를 최소화하고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에너지 소요량을 최소화하는 녹색건축물을 대상으로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다.
2020년 공공 건축물을 대상으로 시작된 ZEB 인증 의무화는 올해 6월부터 민간 건축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KCC글라스는 매우 얇은 두께의 금속과 세라믹 박막을 여러 층으로 코팅해 제조하는 로이유리를 개발해 시장에 공급하고 있는데 ‘커튼월룩’ 등 친환경 건축용 코팅유리의 개발 및 상업생산에도 나서고 있다.
로이유리는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광선은 통과시키면서 적외선은 차단해 겨울에는 난방열 손실을 막고 여름에는 냉방 부하를 감소하는 역할을 한다. KCC글라스에 따르면 국내 건설시장에서 로이유리 수요 비중은 2021년 23%에서 2024년 37%로 늘어났다.
정 회장이 2021년부터 3천억 원을 들여 마련한 인도네시아 바탕공장은 중장기적으로 KCC글라스 성장의 핵심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10월 생산을 시작한 KCC글라스 인도네시아 바탕공장은 아직 가동 1년이 채 되지 않아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KCC글라스는 인도네시아 건축용 유리시장에 후발주자로 진입했지만 품질 만족도와 신속한 납기 대응을 바탕으로 판매시장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수요가 부진한 데다 초기 가동 비용 등이 반영돼 현재 유리 부문 적자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정 회장이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추가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현지 공장의 빠른 안착이 중요한 과제로 여겨진다.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바탕공장 화입식에서 “KCC글라스의 혁신적인 기술력이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며 “이 공장은 인도네시아를 세계 유리 산업의 주요한 플레이어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업계에서는 ZEB 인증 확대로 고부가가치 단열 소재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인도네시아 판매 확대가 이뤄진다면 내년 KCC글라스 유리 부문 수익성이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KCC글라스는 인도네시아 생산법인이 본격적으로 가동됐지만 수요 부진으로 유리 사업부문 적자 폭이 확대됐다”며 “KCC글라스가 인도네시아 해외 판매라인을 확보하는 가운데 국내 건축 수요 회복 기조 속에서 내년 유리 부문 영업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장상유 기자
정 회장이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인증 의무화에 따른 고단열 유리 수요 확대와 인도네시아 바탕공장의 수요 회복을 타고 내년 KCC글라스 수익성 반등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정몽익 KCC글라스 대표이사 회장이 내년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에 이어 중소형 건설사들도 수년 동안 이어진 건설경기 불황을 딛고 점차 실적 회복세를 보이지만 건자재기업의 반등은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부분 공사 후반부에 매출이 발생하는 건자재업계 특성을 고려하면 건설업계와 비교해 실적 개선에 시차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2분기 실적은 건설사 회복과 건자재사 부진으로 요약할 수 있다”며 “건설사는 주택매출 감소에도 고원가 공사 비중 축소로 수익성이 개선되지만 건자재사 실적은 회복까지 시간 소요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KCC글라스도 하반기 주요 사업부문과 관련한 올해 하반기 시장 상황을 녹록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
KCC글라스는 유리 부문을 놓고 하반기에도 미분양 물량 증가, 착공 위축, 분양실적 급감 등의 영향으로 여전히 어려운 경영환경에 놓일 것이라고 바라봤다.
인테리어 및 유통 부문에서도 주택 입주물량 감소에 영향을 받아 수익성이 축소될 것으로 예측했다.
PHC 파일(고강도 말뚝) 부문에서는 공공주택 등 공공부문의 수요가 개선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다만 PHC 파일 부문 매출이 KCC글라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에 그쳐 큰 영향을 주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정몽익 회장은 2분기에도 KCC글라스 주력 사업부문에서 수익성이 하락한 실적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게다가 2분기 들어 KCC글라스 영업이익 하락폭이 더 커진 만큼 정 회장에게는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CC글라스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 5129억 원, 영업손실 354억 원을 올렸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비슷한 반면 영업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손실 규모는 1분기(56억 원)보다도 급증했다.
사업별로 보면 유리부문은 2분기 영업손실 393억 원을 냈다. 1분기 영업손실 101억 원에서 4배 가까이 불어나면서 KCC글라스 전체 실적 감소에 주요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건설경기 침체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유리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KCC글라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건축용 유리의 평균 판매 가격은 지난해와 견줘 16.5% 하락했다.
인테리어 및 유통 부문은 2분기 영업이익이 56억 원, 영업이익률 2.1%에 그쳤다. 영업이익 규모가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면서 영업이익률도 1년 전 5.4%에서 절반 이상 축소됐다. B2B(기업 사이 거래) 실적이 발생하는 대형 건설현장이 줄어들면서 수익성이 낮아졌다.
다만 정 회장이 올해를 바닥으로 내년부터 KCC글라스 실적 회복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 회장이 KCC글라스의 대표 무기로 삼을 수 있는 요소로는 건축규제 강화에 따른 고부가가치 제품 경쟁력과 유리업계 첫 해외 생산거점인 인도네시아 바탕공장이 꼽힌다.
먼저 KCC글라스는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인증 의무화에 따라 코팅유리(로이유리) 수요 증가에 기대를 걸고 있다.
ZEB 인증은 건축물에 필요한 에너지 부하를 최소화하고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에너지 소요량을 최소화하는 녹색건축물을 대상으로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다.
2020년 공공 건축물을 대상으로 시작된 ZEB 인증 의무화는 올해 6월부터 민간 건축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KCC글라스는 매우 얇은 두께의 금속과 세라믹 박막을 여러 층으로 코팅해 제조하는 로이유리를 개발해 시장에 공급하고 있는데 ‘커튼월룩’ 등 친환경 건축용 코팅유리의 개발 및 상업생산에도 나서고 있다.
로이유리는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광선은 통과시키면서 적외선은 차단해 겨울에는 난방열 손실을 막고 여름에는 냉방 부하를 감소하는 역할을 한다. KCC글라스에 따르면 국내 건설시장에서 로이유리 수요 비중은 2021년 23%에서 2024년 37%로 늘어났다.

▲ 로이유리(코팅유리) 작동 원리. < KCC글라스 >
정 회장이 2021년부터 3천억 원을 들여 마련한 인도네시아 바탕공장은 중장기적으로 KCC글라스 성장의 핵심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10월 생산을 시작한 KCC글라스 인도네시아 바탕공장은 아직 가동 1년이 채 되지 않아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KCC글라스는 인도네시아 건축용 유리시장에 후발주자로 진입했지만 품질 만족도와 신속한 납기 대응을 바탕으로 판매시장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수요가 부진한 데다 초기 가동 비용 등이 반영돼 현재 유리 부문 적자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정 회장이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추가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현지 공장의 빠른 안착이 중요한 과제로 여겨진다.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바탕공장 화입식에서 “KCC글라스의 혁신적인 기술력이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며 “이 공장은 인도네시아를 세계 유리 산업의 주요한 플레이어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업계에서는 ZEB 인증 확대로 고부가가치 단열 소재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인도네시아 판매 확대가 이뤄진다면 내년 KCC글라스 유리 부문 수익성이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KCC글라스는 인도네시아 생산법인이 본격적으로 가동됐지만 수요 부진으로 유리 사업부문 적자 폭이 확대됐다”며 “KCC글라스가 인도네시아 해외 판매라인을 확보하는 가운데 국내 건축 수요 회복 기조 속에서 내년 유리 부문 영업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