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과 K배터리 3사, 안전한 전기차 배터리 개발 위한 업무협약

▲ 현대자동차·기아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가 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에서 전기차 배터리 안전 강화 기술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왼쪽부터)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양희원 현대차·기아 연구개발(R&D)본부장 사장,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이석희 SK온 대표이사 사장이 협약식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기아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가 22일 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에서 전기차 배터리 안전 강화 기술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 국가의 자동차 제조사와 배터리 회사가 모두 연합해 안전 기술 확보를 추진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현대차그룹 측은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양희원 현대차·기아 연구개발(R&D)본부장 사장과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이석희 SK온 대표이사 사장, 국토교통부·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8월 연구개발과 생산공정, 품질, 특허 등 모든 부문에 소속된 인력을 모아 ‘배터리 안전확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고, 배터리 3사와 함께 1년 동안 협업을 진행했다.

현대차·기아와 배터리 3사는 협업 가운데 하나로 배터리 품질 및 안전을 높이기 위한 5대 협업 과제를 선정했다. 협업 과제는 안전 특허, 디지털 배터리 여권, 설계 품질, 제조 품질, 소방 기술 등으로 구성됐다.

안전 특허 과제는 현대차·기아와 배터리 3사가 각자 개발한 안전 특허기술 공유를 목표로 한다. 각 사별로 배터리 셀이 비정상적으로 열화할 때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소재, 설계, 부품구조 등 특허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부분적으로 서로 공유하는 방식이다.

TF는 지난 1년 동안 단락 방지 기술 등 공유 특허를 이끌어냈으며, 앞으로도 신규 특허를 공유하는 등 협력을 계속하기로 했다.

디지털 배터리 여권은 유럽연합이 주도해 배터리 생산부터 폐기 및 재활용까지 모든 생애주기 정보를 디지털화하는 제도에 대응하기 위한 과제다. 현대차·기아와 배터리 3사는 국제 표준을 만족하고, 안전 특화 항목을 추가한 신규 배터리 품질 추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설계 품질 과제는 배터리 화재 원인을 사전에 검증하기 위해 배터리 셀에 강건화 설계를 적용하고, 배터리 안전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배터리 셀을 구성하는 인자의 설계 방식에서부터 개선점을 도출하고, 표준 검증 기준과 관리방안을 고도화해 셀을 설계하는 과정에 반영한다.

제조 품질은 배터리 제조 공정에 신기술을 도입해 양산셀의 안전성과 품질을 높이기 위한 과제다. 현대차·기아와 배터리 3사는 셀 제조 공정을 점검해 생산 안정화 및 불량률을 낮추는 데 협력한다.

앞으로는 제조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분석 품질을 높인 지능형 제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소방 기술 과제는 전기차 배터리 셀의 데이터를 국립소방연구원에 제공해 소방청에서 기초 연구 목적으로 활용하고, 실제 화재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기술의 실효성을 검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대차·기아와 배터리 3사는 TF를 통해 배터리 셀 화재 감지 시스템과 화재 진압 기술을 공동 연구한 특허를 출원하고, 국립소방연구원과 함께 전기차 화재 발생 대응 가이드를 개정했다. 앞으로도 소방 기술을 고도화하는데 협력한다.

이날 맺은 업무협약에서는 각 사가 안전 신기술을 추가 개발하고, 특허 지식재산권을 공유하는 등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열전이 방지 기술과 소방 기술 등을 고도화해 전기차 배터리 안전 표준을 만들기 위한 작업도 지속키로 했다.

양 사장은 “이번 협력은 현대차·기아 및 배터리 기업 경영층의 의지와 연구진들의 헌신, 전문성, 정부 부처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배터리 기업과 긴밀한 협력을 계속해 더욱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전기차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국가 대항전으로 우리가 살아남는 길은 경쟁을 넘어선 협력”이라며 “정부와 기업이 한 팀을 이루고, LG에너지솔루션도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을 위해 끝까지 달리겠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이번 협업은 단순한 기술 개선이 아닌 산업 안전 기준과 기술 방향을 새롭게 정의한 진보로, 생태계 전반의 책임 있는 변화”라며 “삼성SDI는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배터리 기술을 개발해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K-배터리 3사가 현대차·기아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 안전을 위해 힘을 모았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배터리 안전 품질이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기대하며 앞으로도 SK온은 고객이 안심할 수 있는 안전한 배터리 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