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대한항공은 오는 9월 한국 공군의 전자기 스펙트럼(EMS) 전력 확보를 위한 '전자전기(Block-I) 체계개발 사업' 제안서를 제출하겠다고 21일 밝혔다.

전자전기(Block-I) 체계개발 사업은 항공기에 임무 장비를 탑재해 주변국의 위협 신호를 수집·분석하고 전시에 전자공격(jamming)을 통해 적의 방공망과 무선지휘통신체계를 마비·교란하는 대형 특수임무기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대한항공, LIG넥스원과 손잡고 '1.8조' 한국형 전자전기 개발사업 출사표

▲ 대한항공과 LIG넥스원 컨소시엄이 개발할 전자전기 예상도. <대한항공>


정부가 1조7775억원을 투자하고, 사업자로 선정된 국내 업체가 연구·개발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대한항공은 LIG넥스원과 컨소시엄을 이뤘다. 

체계종합업체로 최종 선정되면, 대한항공이 체계통합 및 기체 개조·제작을 맡는다. LIG넥스원은 체계개발, 전자전 장비 개발·탑재를 담당한다.

이번 사업은 외국산 중형 민항기를 개조해 전자기전 임무장비를 탑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한항공 측은 “공군이 요구하는 고도·속도·작전 지속시간 등을 감안하면 신규 기체 개발보다 기존 플랫폼 개조가 더 빠르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민항기를 개조·운용한 사례는 미국 공군의 차세대 전자전기 ‘EA-37B’ 외엔 전무한, 매우 드문 고난도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과 LIG넥스원은 현재 국내에서 전자전기 개발이 가능한 유일한 기업으로 꼽힌다.

LIG넥스원은 KF-21 통합전자전 장비, 차세대 함정용 전자전 장비, 잠수함용 전자전 장비, 신형 백두정찰기 전자정보 임무장비 등 다수의 국가 전략무기 전자전 장비를 개발했다.

대한항공은 국내에서 민항기 부품제작과 군용기 성능개량 및 정비, 무인기 개발, 민항기 중정비·개조가 가능한 기업이다.

회사는 지난 50여 년간 군용 항공기 체계개발·양산·정비·성능개량을 수행했다. 

P-3C 해상초계기 성능개량, 백두 1차 사업 등 사업을 수행하며 민간항공기를 군용화 한 후 항공기 안정성을 확인하는 '비행안전 적합 인증(감항인증)'을 확보했다. 

대한항공의 부산 테크센터와 대전 R&D센터에 100여 명 규모의 특수임무기 전문 인력이 근무하고 있으며, 무인기, 우주발사체, 미래항공교통(AAM) 등 분야에서도 연구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김해국제공항 활주로를 활용한 비행시험 능력 △71만㎡ 규모의 정부 인증 격납고 △세계적 수준의 페인트·보안 시설 등을 갖춰 정부의 추가 지원 없이 개조·수리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군용화 개조 후 비행 안정성 확보도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전자전기 사업은 기체 외부에 대형 안테나 구조물을 장착하는 것이 핵심으로, 항공기 내외부 형상 변경으로 인한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전자전기 사업은 국내 최초이자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도전"이라며 "대한항공이 지난 50여 년간 축적한 기술력과 인프라로 군의 첨단 전력 확보에 앞장서고, 나아가 대한민국 방산 산업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