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코오롱글로벌이 공장과 플랜트 같은 비주택 부문의 신규 착공이 늘어나면서 원가율이 개선돼 올해 2분기 영업흑자로 전환하는 성과를 냈다.

김정일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 사장은 그동안 쌓아온 비주택 중심의 안정적 수주로 실적을 개선했으나 부동산 경기불황에 따른 지방 주택사업 불확실성에 따른 리스크는 여전한 것으로 파악된다.  
 
코오롱글로벌 비주택 덕에 2분기 흑자전환, 김정일 지방 주택사업 리스크 여전

김정일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 사장이 지방 주택사업 리스크를 여전히 안고 있다.


18일 코오롱글로벌에 따르면 2분기 실적 개선세를 보인 것은 건축, 토목, 플랜트를 비롯한 비주택 부문에서 착공 및 신규수주를 늘리고 비주택 관련 법인을 합병한 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오롱글로벌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 7344억 원, 영업이익 191억 원을 냈다. 2024년 2분기보다 매출은 7.3% 줄었지만 영업흑자로 전환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 1조3785억 원, 영업이익 287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매출은 7.5% 감소했지만 역시 영업흑자로 돌아섰다.

김 사장은 주택 분야로 사업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주력하면서 주택 매출의 공백을 만회하고 있다. 비주택부문 매출 증가는 주택부문의 준공 정산 이익 반영과 함께 코오롱글로벌의 수익성을 높였다.

주택사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건축, 토목, 플랜트 등의 비주택사업은 빠른 착공 및 공사 진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실적에 빠르게 기여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코오롱글로벌의 2분기 주택 및 건축 부문의 매출은 3602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22.4% 감소했다. 반면 토목과 환경·플랜트 부문 매출은 각각 1210억 원, 136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68.6% 증가했다.

비주택사업의 성과 덕에 코오롱글로벌의 올해 2분기 원가율은 89.6%로 지난해 2분기 95.8%에서 6.2%포인트 개선됐다.

또 코오롱글로벌은 코오롱그룹 계열사인 코오롱엘에스아이와 코오롱엠오디 두 곳을 흡수합병하면서 비주택사업 강화에 나선 덕을 봤다.

코오롱엘에스아이는 호텔과 골프장, 휴게소 등 위탁 운영과 건물 자산관리, 단체급식 사업 등을 운영하는 기업이며 코오롱엠오디는 호텔과 리조트, 골프장을 직접 보유하며 운영하고 있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오롱글로벌은 시공에 치중된 사업영역이 개발과 시공, 운영 밸류체인으로 확대돼 주택부문의 이익 변동성을 상쇄되고 안정적 실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김정일 사장은 코오롱글로벌의 주택 사업 편중을 해소하고 국내 주택 시장의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2022년 취임 이후 줄곧 비주택 강화에 힘써왔다. 김 사장은 지난해가 첫 임기 마지막 해였으나 비주택 수주 강화 등 성과에 힘입어 연임에 성공했다.

코오롱글로벌의 비주택 부문 수주는 2022년 1조1천억 원에서 2023년 1조6천억 원, 지난해에는 2조3천억 원으로 지속적으로 늘었다. 전체 수주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2022년 30%에서 2023년에는 51.61%로 급증한 뒤 지난해 54.76%로 더 높아졌다.

올해 상반기에도 코오롱글로벌의 비주택 부문 수주는 7천억 원으로 주택 부문 수주 5800억 원을 넘어섰다.

이에 코오롱그룹이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ENP, 코오롱글로텍 등 다른 계열사에서 지난해 적극적으로 사장단 교체 인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도 김 사장은 자리를 지켰다.

연임에 성공한 김 사장은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비주택 사업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경영 방침을 내보이면서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수주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하이테크사업실' 을 신설하기도 했다.

하이테크사업실은 산업건설 분야 역량 집중을 위한 하이브리드 조직으로 건축, 인프라, 환경, 플랜트 등 기존 각 본부에서 수행했던 산업건설 수주와 공사관리 기능을 재정비 및 통합했다.
 
코오롱글로벌 비주택 덕에 2분기 흑자전환, 김정일 지방 주택사업 리스크 여전

▲ 대전 하늘채 루시에르 . <대전 하늘채 루시에르 홈페이지>


다만 김 사장은 지방 건설 및 부동산 경기 침에 따라 주택 부문에서는 여전히 위험에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코오롱글로벌이 주택 부문에서 지방 권역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높고 최근 논란이 된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한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코오롱글로벌의 분양 예정 사업장 가운데 수도권이 아닌 지방은 도급 100%, 정비사업 60.2%의 비중을 차지한다.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우발채무 전액을 본PF로 전환하면서 주택 부문 위험도를 상당히 낮추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다만 지역주택조합사업 및 도시정비사업 등은 인허가절차 등으로 실제 착공 전환까지 장기간이 소요될 수 있어 착공 전환과 분양 성과가 중요하다.

코오롱글로벌이 시공사로 나선 김해 율하지역주택조합사업과 유성 하늘채 하이에르는 각각 분양률 100% 및 84%로 대금 회수 위험에선 거의 벗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분양이 시작된 울산 번영로 하늘채 라크뷰는 723세대 공급에 909건이 접수됐지만 일부 세대에만 접수가 몰리면서 400세대 이상이 미분양됐다. 

더구나 대전 선화동 3차 사업인 대전 하늘채 루시에르는 올해 초 본 PF로 전환되며 과거보다 위험이 낮아지긴 했으나 지난 7월 청약에서 636세대 공급에 170건만이 접수돼 모든 유형에서 미분양이 발생했다.

권준성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7월 분양하고 있는 대전 선화동 3차 사업장(도급액 2791억 원)의 분양 성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인천 송도 지역주택조합, 울산 야음 등 주요 미분양 사업장의 분양실적 추이와 세종 도시형주택 등의 입주율 개선 여부 등을 통해 영업현금흐름 회복 가능성을 향후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현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코오롱글로벌은 원가 상승기에 착공한 주택 프로젝트들이 준공이 도래하고 환경 및 플랜트, 민간건축 등 상대적으로 채산성이 양호한 부문의 신규 매출이 반영되며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차입금 증가에 따른 금융비용 확대 등을 감안하면 재무구조 개선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바라봤다.  

코오롱글로벌은 지역주택사업과 지방 미분양 문제와 관련한 주택사업 리스크와 관련한 비즈니스포트스의 문의에 이렇다할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김인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