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페인 갈리시아주 오렌세에서 17일(현지시각) 주민들이 산불 진압을 돕기 위해 물을 나르고 있다. <연합뉴스>
18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기후 비상사태 대처를 위한 '전국기후협정'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산체스 총리는 블룸버그를 통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기후 비상사태는 점점 더 심각해지고 빈번해지고 있다"며 "특히 이베리아 반도 같은 지역은 그 수준이 매우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에 우리는 기후 비상사태의 완화 및 적응을 위한 대규모 전국적 협정을 제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페인은 전통적으로 지역감정과 정치적 분열 문제가 심각한 나라다. 카탈루냐주, 바스크 자치주 등은 독립을 종종 거론하고 있으며 갈리시아주와 안달루시아주 등도 중앙에 더 높은 자치권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스페인 각지에서 발생하고 있는 산불들은 이같은 정치적 분열을 심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7일(현지시각) 기준 스페인에서 발생한 산불은 약 11만5천 헥타르를 태웠고 이 가운데 갈리시아주에서만 5만 헥타르가 전소됐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갈리시아, 카스티야이레온, 엑스트레마두라 등 지역은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스페인 국민당이 장악하고 있어 문제가 더 커지고 있다. 국민당은 기후변화가 아니라 중앙 정부의 안일한 대응이 이번 산불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이들은 산체스 총리가 의도적으로 피해 지역들에 충분한 대응 인력을 투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산체스 총리는 이날 국민당의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전국 곳곳의 화재 진압을 위해 추가로 군인 500명을 배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스페인 당국은 이미 기존 군인 1400명에 소방 지원 인력 2천 명을 동원하고 있다.
산체스 총리는 "기후 비상사태는 정치적 싸움에서 제외돼야 한다"며 "이것은 과학적 사실에 기반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