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인생에 세 번의 기회가 찾아온다고 한다. 100세 시대인 지금은 어쩌면 그 이상의 기회가 있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기회가 찾아와도 그냥 흘려 보내기 일쑤다. 그것이 ‘기회였다’는 사실을 깨달을 즈음엔 기회 대신 후회만 남을 뿐이다.

  트럼프시대 위기는 두 번째 기회 만들 최적의 시기  
▲ 로버트 기요사키 저 '세컨드 찬스'(민음인).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 아빠의 세컨드 찬스’(민음인)는 기회가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대신 기회를 만드는 법을 안내하는 책이다.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시리즈로 국내에도 친숙한 저자의 신작이다.
 
기요사키는 미국 하와이에서 태어난 일본계 미국인 4세다. 그는 교육은 많이 받았지만 가난했던 자신의 아버지와, 정규 교육은 제대로 받지 못했지만 부자가 되었던 친구 아버지의 가르침을 동시에 배웠다. 

미해양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해병대에 자원해 베트남전에서 장교이자 무장헬리콥터 조종사로 복무했다. 전역 후 제록스 하와이 지점에서 세일즈맨으로 일했으며 30세가 되던 1977년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30대 초반 사업에서 성공과 실패를 모두 맛본 뒤 좌절과 회의가 찾아왔고 버크민스터 풀러 박사를 만나면서 인생의 소명을 찾게 된다. 돈을 좇는 인생이 아닌 소명을 찾아 사는 인생을 발견한 것이다. 

저자는 미래학자이자 발명가, 철학자, 건축가였던 버크민스터 풀러에게 영감을 받아 그의 말을 인용해 이렇게 조언한다.

“우리는 미래의 희생자가 아니다. 우리는 미래의 설계자다.”

인생에 위기는 늘 찾아오게 마련이다. 기요사키는 현재의 위기를 과거의 원인에서 찾고 미래에 희생당하지 않고 두번째 기회를 만드는 혜안을 폭넓은 예시와 일화를 통해 제시했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는 1997년에 출간됐다. 그로부터 10년여가 흐른 뒤 2008년 전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쳤다. 저자 자신도 그 사이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부자 아빠’ 시리즈가 출간 당시 세계에서 2600만 부 넘게 팔려나가며 일약 유명작가 반열에 올랐지만 2012년 소유하고 있던 회사 ‘리치 글로벌’이 파산해 한때 '파산 아빠'란 오명을 얻은 것이다.

저자는 현재도 많은 사람들 혹은 기업들이 겪고 있는 위기 이면에 글로벌 금융위기의 그림자가 도사리고 있다고 단언한다.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를 향한 두번째 기회를 만드는 것도 과거에 대한 통찰에서 비롯돼야 한다는 것이다.   

책은 과거과 현재, 미래의 3장에 나눠 수치와 도표, 다양한 예시를 통한 경제적 상황에 대한 통시적 진단과 함께 두 번째 기회를 만들어나가는 데 필요한 개인의 자질 등을 다루고 있다.

  트럼프시대 위기는 두 번째 기회 만들 최적의 시기  
▲ 로버트 기요사키.
저자는 인생의 두 번째 기회를 거머쥐려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창의적이고 자발적이면서 문제해결의 다양한 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고 편견을 배제할 수 있는 이들에게만 두번째 기회가 허락된다는 것이다.

또 자존감을 잃지 않을 수 있는 용기도 중요하다. 용기(courage)는 원래 심장을 뜻하는 프랑스어 ‘르 쾨르(le coeure)’에서 온 말이다. 두뇌가 아닌 심장, 머리가 아닌 가슴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저자가 이 책에서 제시한 통시적 관점에서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예측불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지금이야말로 두번째 기회를 만나는 혹은 만들 수 있는 최적의 시기란 점이다. 이는 개인뿐 아니라 불확실성 속에서 위기를 호소하는 기업에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두번째 기회를 만드는 데 필요한 가장 중요하고 구체적인 요소로 금융교육을 든다. 그가 말하는 금융교육의 정의는 이런 것이다.

“만약 현금이 쓰레기라면 금융교육은 학교에서 가르치는 전통적인 교육의 정반대에 서야 한다. 금융지능은 동전의 옆면에 서서 동전의 앞면과 뒷면, 즉 양면을 모두 보며 최상이 무엇인지 결정을 내리는 능력을 의미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