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립부 탄 인텔 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동을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두고 흥미로웠다는 반응을 전했고 인텔은 미국 정부와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립부 탄 인텔 CEO.
트럼프 대통령이 립부 탄 CEO의 사임을 공개적으로 촉구한 지 며칠만에 태도를 완전히 바꾸며 인텔과 미국 정부 사이에 ‘빅딜’이 이뤄질 가능성을 예고한 셈이다.
11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립부 탄 CEO와) 회동은 아주 흥미로웠다”며 “그가 성장하고 성공해 온 역사는 놀라운 이야기”라고 전했다.
립부 탄 CEO가 인텔 경영에서 손을 떼야만 한다고 요구한 뒤 나흘만에 완전히 상반되는 입장을 보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중국 군사 및 반도체 기업과 연루되어 있다는 의혹을 이유로 들었다. 립부 탄 CEO는 즉각 백악관에서 회동 일정을 잡았다.
인텔은 “립부 탄 CEO와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동에서 미국의 반도체 기술 및 제조 리더십 강화를 위한 회사의 역할을 건설적으로 논의했다”고 전했다.
향후 인텔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정부와 긴밀한 협력을 기대한다는 언급도 이어졌다.
인텔과 미국 정부 사이의 반도체 협력 논의가 이번 회동에서 크게 진전되었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는 대목이다.
뉴욕타임스 “위태로운 처지에 놓였던 립부 탄 CEO가 리더십을 지키기 위해 수행한 긴급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인텔은 현재 반도체 파운드리 기술 부진과 재무 악화로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다. 연구개발 및 시설 투자를 크게 감축했고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도 이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립부 탄 CEO는 이러한 과정에서 인텔 이사회 및 내부 임직원들에 신임을 얻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더구나 자신이 중국과 연루되어 있었다는 의혹까지 퍼지며 입지가 매우 불안해졌다.
결국 립부 탄 CEO가 트럼프 대통령에 리더십을 확인받는 대가로 미국 정부 측에 유리한 반도체 협력 계약을 제안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인텔은 현재 미국 국방부와 군사용 반도체 개발 및 생산에 협력하고 있다.
또한 인텔은 첨단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TSMC의 유일한 대항마로 자리잡고 있어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 자급체제 구축에 핵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 관계자들과 인텔이 앞으로 며칠 동안 반도체 사업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 시일에 인텔과 미국 정부 사이의 협력 방안이 확정돼 정식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