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연구진 "중국 석탄 기반 온실가스 배출 급증 전망, 글로벌 기후목표 위협"

▲ 중국 난징 인근 양쯔강가에 설치된 저탄지에 석탄들이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석탄산업을 급속도로 확대하고 있는 중국 정부의 행동이 글로벌 기후목표를 위협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29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글로벌 에너지 모니터'가 내놓은 보고서를 인용해 현재 중국에는 석탄발전소 부지 약 450곳이 개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약 40%가 이미 건설에 들어갔거나 시험 가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발전소들이 모두 완공된다면 매년 약 13억5천만 톤에 달하는 온실가스가 배출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호주와 인도네시아의 석탄발전소들이 매년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합친 것보다 많은 수준이다.

중국 정부는 석탄발전소에 공급할 석탄을 위해 채굴량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는데 계획된 양만 놓고 봐도 세계 신규 석탄 채굴량의 약 6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화석연료인 석탄은 채굴 과정에서 온실가스 '메탄'을 많이 배출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메탄은 20년 단기 온실효과가 이산화탄소보다 약 80배 높은 기체다.

글로벌 에너지 모니터는 전세계 신규 석탄 채굴에서 배출되는 메탄 가운데 약 80%가 중국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로시 메이 글로벌 에너지 모니터 프로젝트 매니저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신규 석탄 채굴용량을 대폭 축소하지 않으면 세계는 메탄 배출량이 대폭 증가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파리협정 목표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고 지적했다.

파리협정은 2015년 세계 각국이 글로벌 기온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아래로 억제하기로 합의한 조약을 말한다.

글로벌 에너지 모니터는 중국의 석탄 채굴 산업은 이미 과잉생산 위기에 처해 있으며 이를 추가로 확대하는 것은 좌초자산화 위험을 키우는 행동이라고 경고했다. 좌초자산이란 시장 환경 변화로 자산 가치가 하락하거나 부채로 전환될 위험이 있는 자산을 말한다.

재생에너지 전환으로 전 세계적으로 석탄 수요는 감소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생산량 증가 추세도 꺾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기준 신규 석탄 채굴량은 1억5백만 톤이었는데 이는 전년 대비 46% 감소한 수준이었다.

글로벌 에너지 모니터는 "석탄 생산 증가는 글로벌 기후목표를 위협한다"며 "유엔이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기후목표를 준수하려면 2030년까지 석탄 생산량은 지금과 비교해 약 75% 줄어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