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새누리당 서청원(왼쪽) 의원과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여 물을 마시고 있다. <뉴시스> |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이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면전에서 당을 사당화하고 있다고 작심 비판했다.
최경환 의원도 탈당은 대통령에 등을 돌리라는 것이라며 탈당요구를 거부했다.
인 비대위원장으로부터 인적청산 대상으로 지목된 두 의원이 탈당거부 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새누리당 내홍사태는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친박계 맏형 격인 서 의원은 10일 국회에서 인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의원총회에서 “인 목사님은 나에게 배지를 반납해라고 할 자격이 없다”며 “우리더러 친박 패권주의라고 하는데 목사님이 패권주의를 보이고 당을 사당화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그는 “우리를 범죄자 취급하는데 우리는 범죄자가 아니다”며 “최순실을 알지도 못하는데 박근혜 정부에서 일한 사람을 죄인 취급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며칠 전에는 저더러 할복하라고 했는데 언제쯤 할복하면 좋겠느냐”며 “정당법에는 국회의원을 강제로 내쫓을 방법이 없고 법에 따라 징역 2년에 처해질 수 있으니 당직자들도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서 의원이 30분 가까이 공개비난을 이어가는 동안 인 위원장은 별다른 반응없이 자리를 지켰다.
최경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제가 만신창이가 될지라도 결정되지 않은 대통령의 운명을 뒷전으로 한 채 제 한몸 편하고자 대통령을 버리고 도망가는 일은 결코 할 수도, 하고 싶지도 않다”며 “지금 탈당하는 말은 대통령 탄핵을 당연시하고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라는 말로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저는 2선후퇴 약속을 실천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그런 만큼 당 개혁에 걸림돌이 된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 아직 친박세력들의 기세가 완전히 누그러지지 않은 만큼 인 위원장이 ‘칼’을 휘두르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예상보다 강도높은 조치를 통해 인 위원장이 친박과 연결고리를 끊으며 기강을 다잡을 것이란 반론도 만만찮다.
인 위원장이 박근혜 대통령을 놓고 출당조치를 할지도 주목된다.
인 위원장은 비대위를 앞세워 중앙윤리위를 다시 꾸릴 수도 있고 당의 전권을 쥐고 있는 전국위원회나 원외위원장단의 교체도 가능하다. 사실상 당의 주인이 바뀐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인 위원장의 마음먹기에 따라 박 대통령을 출당할 수도 제명할 수도 있다.
인 위원장은 그동안 서청원,최경환 의원 등 친박핵심들에게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지만 박 대통령을 놓고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인 위원장은 윤리위 구성 뒤 이와 관련한 방침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9일 상임전국위를 다시 열어 비대위를 가까스로 출범했다. 이날 상임전국위는 인 위원장이 당헌에 규정된 임면권을 행사해 위원 51명 가운데 비선출직 위원 일부인 6명을 면직처리해 의결정족수(정원의 과반)를 23명으로 줄여 개회가 가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