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PI첨단소재가 초격차 고기능성 브랜드를 통해 소재 부문 세계 점유율 1위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송금수 PI첨단소재 대표이사는 스마트폰, 반도체, 2차전지에 이어 우주항공 분야까지 염두에 두며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다질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PI첨단소재 고기능 폴리이미드 브랜드 승부수, 송금수 우주항공 진출 넘본다

송금수 PI첨단소재 대표이사는 스마트폰, 반도체, 2차전지 등 주요 산업에 이어 우주항공 분야 진출까지 염두에 두며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 PI첨단소재 >


21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PI첨단소재는 최근 공개한 고기능성 폴리이미드 브랜드 ‘제니미드(ZENIMID)’를 앞세워 폴리이미드 시장에서의 초격차 경쟁력 확보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제니미드는 정점(Zenith)과 폴리이미드(Polyimide)의 합성어다.

PI첨단소재 관계자는 "제니미드라는 브랜드 명칭에는 기술 리더십과 최고 품질을 지향하는 철학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제니미드는 △우수한 치수 안정성 △내열성 △내화학성 △유연성 △전기 절연성 등 고기능성 물성을 갖추고 있으며 PI첨단소재는 이를 필름, 바니쉬, 파우더 등 다양한 형태로 공급한다.

PI첨단소재가 새로운 브랜드 구축에 공을 들이는 것은 단순한 리브랜딩을 넘어 우주항공 등 극한 환경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고기능성 소재 시장을 선점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폴리이미드는 우주선과 인공위성 단열재(MLI)의 최외곽에 사용돼 차폐성과 단열성을 부여하는 소재로 우주항공 산업에서 활용된다.

특히 PI첨단소재의 제니미드는 극저온부터 400℃ 이상 고온에 이르기까지 극한의 환경에서도 안정적 성능을 유지하도록 설계돼 우주 환경에서 급격한 온도 변화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물성을 지니고 있다.

송 대표는 2023년 취임한 뒤 항공우주용 소재 기업인 스페이스앤빈, 하이낸드 등과 협력해 인공위성용 폴리이미드 소재의 국산화 개발을 이끌기도 했다.

송 대표는 PI첨단소재의 모회사인 아케마의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해 우주항공 분야와 관련한 폴리이미드 소재 판매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케마는 2006년 프랑스토탈이 석유화학 부문을 분사하며 설립한 회사로 시가총액 11조 원이 넘는 세계 3대 석유화학 기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최근에는 주요 항공우주 기업들과 협력해 열로 인해 변형된 뒤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차세대 열가소성 복합소재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PI첨단소재는 아케마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우주항공 분야 신규고객 확보 및 제품 다각화 등을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 및 유럽 등에서 우주항공 관련 기업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게 되면 비행기, 우주 발사체 등을 생산할 때 필요한 PI 필름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PI첨단소재는 폴리이미드 시장에서 30.5%에 이르는 점유율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슬림화가 본격화하면서 PI첨단소재 초극박 필름의 적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폴리이미드 사업에 더욱 힘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 S25 엣지’, ‘갤럭시 Z 폴드7’ 등 모델에 두께가 얇은 초슬림화 디자인을 적용했다.

애플은 9월 발매 예정인 ‘아이폰 17 에어’와 2026년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애플의 첫 폴더블폰을 초슬림화 디자인으로 선보인다. PI첨단소재는 올해 2분기부터 북미 시장에 5μm(마이크로미터) 두께의 폴리이미드필름을 공급하고 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 관심이 높은 북미 고객사의 폴더블 제품에도 얇은 두께 구현을 목표로 동사의 초극박 필름이 채택될 것”이라며 “PI첨단소재는 폴더블 중심 스마트폰 슬림화 트렌드의 중심에 있다”고 말했다.
 
PI첨단소재 고기능 폴리이미드 브랜드 승부수, 송금수 우주항공 진출 넘본다

▲ PI첨단소재는 30.5%에 이르는 폴리이미드 필름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자리도 굳건히 지킬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PI첨단소재가 생산하는 폴리이미드필름의 모습. < PI첨단소재 >


PI필름 수출 단가가 제품 가격 상승과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라 2022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PI첨단소재에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2025년 2분기 국내 PI필름 수출 판가는 킬로그램(kg)당 38달러로 직전 분기와 비교해 약 23% 상승했다. 슬림폰에 더해 인공지능(AI) 기능이 포함된 기기들에도 폴리이미드 필름이 활용되면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주요 원재료인 피로멜리틱디안하이드라이드(PMDA)와 옥시디아닐린(ODA)이 2025년부터 아라미드 업황 부진,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그리고 중국의 공급 확대에 따른 에폭시수지 시장 침체 등으로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도 수출 단가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송 대표는 고기능성 브랜드 출시와 새로운 시장 개척, 단가 상승이라는 호재를 맞아 전문 분야인 폴리이미드 소재의 실적을 확대할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큰 상황인 셈이다.

증권업계는 올해 PI첨단소재가 매출을 2650억 원, 영업이익을 450억 원 규모로 낼 것이라 바라봤다. 지난해와 매출 2513억 원, 영업이익 349억 원과 비교해 매출은 5% 이상, 영업이익은 30% 가까이 증가하는 수치다.

송 대표는 SKC에서 15년, SKC코오롱PI(현 PI첨단소재) 창립 후 현재까지 15년 등 총 30년 동안 폴리이미드 사업에 종사하며 전문성을 길러왔다.

지난해 10월에는 기존 5μm(마이크로미터)를 넘어 세계 최초로 4μm 필름 생산에 성공하는 등 폴리이미드 필름에서의 기술적 우위의 확보에도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PI첨단소재 관계자는 “제니미드는 PI첨단소재가 축적해온 기술력과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 받은 경쟁력을 집약한 전략적 브랜드”라며 “아케마 그룹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브랜드 체계를 고도화하고 고기능성 소재 시장에서의 글로벌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져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