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화 규정이 새로 포함된 ‘상법 개정’을 계기로 소액주주 보호와 투명경영 요구가 거세지면서, LS그룹 산하에 그동안 증시 상장을 준비해온 여러 계열사들이 사실상 상장 추진이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개정 상법에 따라 지주사의 일반 주주들이 주주이익을 침해하는 자회사의 ‘중복상장’에 대한 반발이 더 커질 것이고, 이에 따른 소송 리스크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LS 자회사들의 증시 상장이 난관에 부딪히면서 구자은 LS 회장이 그룹 자산 가치를 50조 원으로 키우겠다며 내세운 ‘미래비전 2030’ 달성에도 먹구름이 끼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재계와 LS그룹 안팎 취재를 종합하면 이사의 충실 의무가 ‘회사’에서 '전체 주주'로 명문화하면서 LS그룹이 추진하는 계열사 상장이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숭웅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사의 충실 의무에 주주가 포함되면 비상장 자회사의 상장 또는 합병 가능성은 낮아지고, 지주사는 비상장 자회사를 통해 성장하고 그 가치를 반영해야 하는 상황으로 갈 수 있다”며 “비상장 자회사의 실적 기여도와 지분가치 비중이 높은 CJ, LS에 주목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중복상장’은 자회사의 상장이 모회사 주가 평가에 할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국내 증시 성장의 대표적 걸림돌로 지적돼왔다. 자회사 주식이 증시에서 거래되고 있는 점을 반영해 모회사가 보유한 자회사 지분가치가 희석돼 모회사 기업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한국거래소가 최근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서면서, 지주사의 자회사 중복 상장 요건이 한층 까다로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거래소는 최근 투자은행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그동안 상장을 준비해온 자회사들이 많은 LS그룹은 중복상장 문제로 상장이 무산될 경우, 향후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금 조달에 상당한 난관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LS그룹은 이미 차입금과 부채비율이 높기 때문에 사업 확장에 필요한 자금을 증시 상장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었다.
현재 상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LS그룹 계열사는 LS전선(자회사), LSMnM(자회사), LS이링크(자회사), LS엠트론(자회사), 에식스솔루션즈(증손회사) 등 5곳이다.
에식스솔루션즈는 지난 2월 프리IPO로 미레에셋-KCGI 컨소시엄으로부터 2억 달러(당시 환율 기준 2950억 원)를 조달했고, 지난 3월 상장대표 주관사를 선정해 상장 예비심사를 준비하는 등 최근까지 상장 작업에 공을 들여왔다. 프리IPO에서는 기업가치를 1조4500억 원으로 인정받았다.
회사는 미국에 본사를 둔 전선회사로 권선(전자장치에 감는 피복 구리선) 분야 세계 1위 기업이다. 주력 제품은 전기차용 특수 권선과 대용량 변압기용 특수 권선이다. 상장을 통해 미국 시장 점유율을 70%까지, 유럽시장 점유율을 50%까지 끌어올리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LS와 관계사인 E1이 합작해 세운 LS이링크는 2024년 상장을 추진했다가, 그해 말에 자진 철회했다. 당시 기업가치가 최대 1조 원까지 거론됐는데, 증권가에서 여전히 1~2년 내 상장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LS이링크는 상장을 통해 충전 인프라 구축 사업을 넘어 플랫폼 운영, API 기반 결제시스템, 스마트 전력분배 알고리즘 개발 등 ‘전기차 충전 소프트웨어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앞서 제시했다.
지주사 LS는 2022년 합작 파트너사가 보유한 LSMnM 지분을 되사오는 과정에서 사모펀드 JKL파트너스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투자계약에 따라 LSMnM은 2027년까지 상장을 마쳐야 한다. 현재 JKL파트너스 측 지분율은 24.7%다.
LSMnM은 구리 제련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는데, 제련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는 2차전지 소재 사업을 신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회사는 2023년부터 총 1조8천억 원을 들여 전구체의 원료인 황산니켈 생산시설을 건설,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0년대부터 상장 가능성이 제시된 LS그룹의 주력 계열사 LS전선과 LS엠트론 등은 상장 절차를 밟거나 상장 관련 계약은 아직 없는 상황이지만, 시장에선 상장 가능성이 계속 제기돼왔다.
구본규 LS전선 대표이사 사장은 2024년 9월 열린 회사의 밸류업데이에서 “LS전선의 기업공개를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며 “시점이 아주 먼 미래는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2024년 3월 “(2027년 상장이 유력한) LSMnM 상장 전에 계열사 1~2곳을 추가 상장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는데, LS엠트론 상장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계 재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해석이다.
계열사들의 상장 추진에 먹구름이 끼면서 구자은 LS그룹 회장의 ‘미래비전 2030’과 실행 전략인 ‘양손잡이 경영 구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래비전 2030은 구 회장이 취임 이듬해인 2023년 발표한 것으로 2022년 말 기준 LS그룹의 자산가치를 25조 원에서 2030년 50조 원으로 배 가량 늘린다는 내용이 뼈대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LS그룹의 2024년 공정 자산은 35조9520억 원이다.
실행전략인 양손잡이 경영은 전선·전력기기·비금속제련 등의 주력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그룹의 미래 사업으로 ‘배·전·반(배터리, 전기차, 반도체)’ 사업을 키워 주력사업과 신사업의 매출을 절반씩 가저간다는 구상이다.
LS그룹은 사업 확대에 맞춰 늘어난 부채비율에 따라 차입보다는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LS그룹의 2024년 말 기준 순차입금은 9조2370억 원으로 2023년 말 7조6010억 원과 비교해 17.7% 증가했다. 또 차입금 상환여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총차입금 비율도 2024년 4.7배로 2022년 3.7배보다 늘어났다.
명노현 LS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계열사 중복상장과 관련해 “성장성 높은 사업에서 '투자의 골든타임'에 놓여 있는 상황”이라며 “LS 계열사 상장은 모기업 가치를 희석하는 게 아니라 모회사와 자회사의 전략적 성장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재희 기자
개정 상법에 따라 지주사의 일반 주주들이 주주이익을 침해하는 자회사의 ‘중복상장’에 대한 반발이 더 커질 것이고, 이에 따른 소송 리스크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충실 의무가 전체주주로 확대됨에 따라 LS그룹 계열사들의 향후 증시 상장이 상당한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은 구자은 LS그룹 회장. < LS >
LS 자회사들의 증시 상장이 난관에 부딪히면서 구자은 LS 회장이 그룹 자산 가치를 50조 원으로 키우겠다며 내세운 ‘미래비전 2030’ 달성에도 먹구름이 끼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재계와 LS그룹 안팎 취재를 종합하면 이사의 충실 의무가 ‘회사’에서 '전체 주주'로 명문화하면서 LS그룹이 추진하는 계열사 상장이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숭웅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사의 충실 의무에 주주가 포함되면 비상장 자회사의 상장 또는 합병 가능성은 낮아지고, 지주사는 비상장 자회사를 통해 성장하고 그 가치를 반영해야 하는 상황으로 갈 수 있다”며 “비상장 자회사의 실적 기여도와 지분가치 비중이 높은 CJ, LS에 주목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중복상장’은 자회사의 상장이 모회사 주가 평가에 할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국내 증시 성장의 대표적 걸림돌로 지적돼왔다. 자회사 주식이 증시에서 거래되고 있는 점을 반영해 모회사가 보유한 자회사 지분가치가 희석돼 모회사 기업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한국거래소가 최근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서면서, 지주사의 자회사 중복 상장 요건이 한층 까다로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거래소는 최근 투자은행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그동안 상장을 준비해온 자회사들이 많은 LS그룹은 중복상장 문제로 상장이 무산될 경우, 향후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금 조달에 상당한 난관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LS그룹은 이미 차입금과 부채비율이 높기 때문에 사업 확장에 필요한 자금을 증시 상장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었다.
현재 상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LS그룹 계열사는 LS전선(자회사), LSMnM(자회사), LS이링크(자회사), LS엠트론(자회사), 에식스솔루션즈(증손회사) 등 5곳이다.
에식스솔루션즈는 지난 2월 프리IPO로 미레에셋-KCGI 컨소시엄으로부터 2억 달러(당시 환율 기준 2950억 원)를 조달했고, 지난 3월 상장대표 주관사를 선정해 상장 예비심사를 준비하는 등 최근까지 상장 작업에 공을 들여왔다. 프리IPO에서는 기업가치를 1조4500억 원으로 인정받았다.
회사는 미국에 본사를 둔 전선회사로 권선(전자장치에 감는 피복 구리선) 분야 세계 1위 기업이다. 주력 제품은 전기차용 특수 권선과 대용량 변압기용 특수 권선이다. 상장을 통해 미국 시장 점유율을 70%까지, 유럽시장 점유율을 50%까지 끌어올리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LS와 관계사인 E1이 합작해 세운 LS이링크는 2024년 상장을 추진했다가, 그해 말에 자진 철회했다. 당시 기업가치가 최대 1조 원까지 거론됐는데, 증권가에서 여전히 1~2년 내 상장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LS이링크는 상장을 통해 충전 인프라 구축 사업을 넘어 플랫폼 운영, API 기반 결제시스템, 스마트 전력분배 알고리즘 개발 등 ‘전기차 충전 소프트웨어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앞서 제시했다.
지주사 LS는 2022년 합작 파트너사가 보유한 LSMnM 지분을 되사오는 과정에서 사모펀드 JKL파트너스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투자계약에 따라 LSMnM은 2027년까지 상장을 마쳐야 한다. 현재 JKL파트너스 측 지분율은 24.7%다.
LSMnM은 구리 제련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는데, 제련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는 2차전지 소재 사업을 신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회사는 2023년부터 총 1조8천억 원을 들여 전구체의 원료인 황산니켈 생산시설을 건설,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0년대부터 상장 가능성이 제시된 LS그룹의 주력 계열사 LS전선과 LS엠트론 등은 상장 절차를 밟거나 상장 관련 계약은 아직 없는 상황이지만, 시장에선 상장 가능성이 계속 제기돼왔다.
구본규 LS전선 대표이사 사장은 2024년 9월 열린 회사의 밸류업데이에서 “LS전선의 기업공개를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며 “시점이 아주 먼 미래는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2024년 3월 “(2027년 상장이 유력한) LSMnM 상장 전에 계열사 1~2곳을 추가 상장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는데, LS엠트론 상장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계 재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해석이다.
▲ LS그룹에서 상장 가능성이 나오는 계열사로는 LS전선, LS이링크, LSMnM, LS엠트론 등의 자회사와 증손회사인 에식스솔루션즈 등이 꼽힌다.
계열사들의 상장 추진에 먹구름이 끼면서 구자은 LS그룹 회장의 ‘미래비전 2030’과 실행 전략인 ‘양손잡이 경영 구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래비전 2030은 구 회장이 취임 이듬해인 2023년 발표한 것으로 2022년 말 기준 LS그룹의 자산가치를 25조 원에서 2030년 50조 원으로 배 가량 늘린다는 내용이 뼈대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LS그룹의 2024년 공정 자산은 35조9520억 원이다.
실행전략인 양손잡이 경영은 전선·전력기기·비금속제련 등의 주력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그룹의 미래 사업으로 ‘배·전·반(배터리, 전기차, 반도체)’ 사업을 키워 주력사업과 신사업의 매출을 절반씩 가저간다는 구상이다.
LS그룹은 사업 확대에 맞춰 늘어난 부채비율에 따라 차입보다는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LS그룹의 2024년 말 기준 순차입금은 9조2370억 원으로 2023년 말 7조6010억 원과 비교해 17.7% 증가했다. 또 차입금 상환여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총차입금 비율도 2024년 4.7배로 2022년 3.7배보다 늘어났다.
명노현 LS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계열사 중복상장과 관련해 “성장성 높은 사업에서 '투자의 골든타임'에 놓여 있는 상황”이라며 “LS 계열사 상장은 모기업 가치를 희석하는 게 아니라 모회사와 자회사의 전략적 성장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