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 사장이 총 4조2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무리하며, 올해 한화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연임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조9천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지난 9일 주금이 납입됐다. 구주주 청약률은 106.4%로, 100%를 넘겼다. 일반공모 청약 경쟁률은 227.6 대 1, 최종 경쟁률은 1.93대 1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 4월 실시한 1조3천억 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합치면 회사는 총 4조2천억 원의 글로벌 투자 자금을 확보한 것이다.
통상 9월을 전후로 실시하는 한화그룹의 사장단 인사가 다가오는 만큼, 임기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는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 사장의 연임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10일 한화그룹 안팎 취재를 종합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상증자가 마무리됨에 따라 글로벌 방산 수출 확대를 위한 거점 확보 등 투자 계획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에 성공하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조선·에너지 부문에 2028년까지 총 11조 원 규모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세부 투자 계획을 살펴보면 2028년까지 △해외방산거점 확보에 6조2700억 원 △신제품 연구개발에 1조5600억 원 △지상방산 인프라 투자에 2조3천억 원 △항공우주산업 인프라 9500억 원 등이다.
투자에 따른 회사는 연결기준 실적 목표는 2035년 매출 70조 원, 영업이익 10조 원 등이다. 2025년도 회사의 예상실적은 매출 26조3124억 원, 영업이익 3조1255억 원 등으로 10년 동안 매출은 약 2.5배 영업이익은 3배 이상 성장하는 것이다.
세계 방산 시장은 국지적 분쟁 리스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 인상 압박 등으로 성장이 기대된다. 한화그룹은 17위 수준의 글로벌 방산 시장 입지를 한층 끌어올리려면 해외 생산거점 마련, 연구개발 등 투자를 적기에 시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 지난 4월8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조9천억 원 유상증자와 관련해 주주와의 소통이 부족하고 일각에서는 '승계 자금 마련 의혹'까지 제기되자, 유상증자 구조를 수정하고 회사의 미래 투자전략을 알리는 비전 설명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당시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열린 비전 설명회 모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번 유상증자로 회사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332.7%(1분기 말)에서 234.9%로, 순차입금의존도는 21.6%에서 10.9%로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4월8일 열린 회사의 미래 투자전략 설명회에서 회사 측은 높은 부채비율이 일부 국가와의 수주계약에서 불리하게 작용해왔다고 설명했다.
손 사장은 이번유상 증자 마무리로 투자 밑천을 확보하고 재무건전성 지표를 개선하면서 사장 연임 전망도 밝아졌다.
그는 2022년 8월 한화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로 발탁된 인물로 2024년 사장단 인사로 한화시스템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취임 이후 2023년 7월 호주에 레드백 장갑차 수출 계약, 2023년 폴란드에 자주포 K-9, 다연장로켓 천무 등 굵직한 방산 수출계약을 체결하며 회사의 방산 수출 실적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1965년 생으로 고려대에서 경영학을 전공, 1990년 한국화약에 입사한 뒤 줄곧 한화그룹의 방산 부문에서 이력을 쌓았다.
한화-삼성 간 2015년 계열사 ‘빅딜’ 이후 한화테크윈(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구 삼성테크윈) 방산사업본부장으로 이동했고 몇 차례의 계열사 분할·통합 과정에서 △한화지상방산 대표이사 △한화 지주경영부문 △한화디펜스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최고경영진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전략부문 대표를, 2024년 12월 영입한 미국 국방부 출신 마이클 쿨터가 글로벌디펜스 부문 대표를, 손 사장이 사업부문 대표를 각각 맡는 구조다. 김 부회장과 쿨터 대표의 사내이사 임기는 2027년 까지다.
재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최근 한화그룹에서 수시인사, 비정기인사 등이 실시되며, 정기 인사에서 사장단을 일괄적으로 발탁하는 인사 기조가 약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정기 인사가 8~9월 경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