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기업체 퍼스텍이 이른바 ‘수리온 수혜’를 입을까?

국방부와 한국항공우주(KAI)는 최근 ‘수리온’ 등 국산헬기 양산에 합의했는데 핵심부품을 납품하는 퍼스텍도 이 덕분에 추가 납품계약을 체결했다.

퍼스텍은 후성그룹 계열사인데 김근수 후성그룹 회장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조카다.

◆ 퍼스텍, 수리온 효과 볼까

퍼스텍 관계자는 2일 “한국항공우주산업과 추가 부품공급계약을 체결하게 됐다”며 “국방부와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수리온 등 헬기 양산에 합의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정주영 조카 김근수, '수리온 효과'로 퍼스텍 실적 반등  
▲ 김근수 후성그룹 회장.
퍼스텍은 2016년12월30일 한국항공우주산업과 255억 원 규모의 부품공급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는 연결기준 지난해 퍼스텍 매출의 18.39%에 이른다.

이에 앞서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방위사업청과 2조 2천억 원 규모의 수리온 3차 후속양산 및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초도양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2016년12월28일 밝혔다.

퍼스텍이 한국항공우주산업과 방위사업청의 계약에 따른 일종의 ‘낙수효과’를 본 것이다. 퍼스텍 관계자는 “방산특성상 어느 부품을 납품하게 되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계약을 실적 반등의 기회를 삼을 것으로 보인다.

퍼스텍의 실적은 최근 악화되고 있다.

2015년 매출 1388억 원, 영업이익 19억 원을 냈다. 그러나 2016년 3분기까지 매출 932억 원, 영업이익 3억8천만 원을 내는 등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다.

퍼스텍 관계자는 “2015년 매출은 2014년보다 높을 것으로 추산된다”며 “방산사업 특성상 영업이익 악화의 원인을 밝히기 곤란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 김근수, 퍼스텍 인수로 사업다각화

퍼스텍은 1975년 20mm 발칸포 사격제어장치 제작을 위해 ‘제일정밀공업’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퍼스텍은 핵심무기들의 부품도 공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항공기나 헬기 등의 주요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회사 유콘시스콘을 통해 무인기(드론)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무인기분야에서 국내 선두권 업체로 꼽히고 있다.

퍼스텍은 1998년 IMF외환위기로 법정관리에 들어가기도 했다.

김근수 후성그룹 회장은 퍼스텍이 2002년 법정관리를 졸업하자 2003년 인수해 후성그룹 계열사로 편입했다. 후성그룹은 냉매가스와 불소화합물 소재, 플라스틱 등을 전문으로 하는 화학기업이었는데 이를 통해 방산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퍼스텍은 현재 김근수 후성그룹 회장이 27.29%, 김 회장의 아들인 김용민 후성 대표가 18.33%, 후성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후성HDS가 4.5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 김근수, 정주영의 조카

김근수 회장은 현대그룹 창업자인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조카다. 김 회장의 어머니는 정주영 명예회장의 유일한 여동생이었던 정희영씨고 아버지는 김영주 한국프랜지공업 명예회장이다.

  정주영 조카 김근수, '수리온 효과'로 퍼스텍 실적 반등  
▲ 김영주 한국프랜지공업 명예회장.
정주영 명예회장은 자서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을 통해 매제인 김영주 명예회장과 인연을 소개했다.

김영주 명예회장은 운전기사 출신이었는데 이를 통해 운수업을 했던 정주영 명예회장과 매제관계로 이어지게 됐다. 정주영 명예회장은 1946년 4월 ‘현대자동차공업사’라는 간판을 걸고 사업을 시작했는데 이때 같이 사업을 시작했던 멤버이기도 했다.

정주영 명예회장은 “김영주가 다가가기만 해도 기계가 저절로 고쳐졌다”며 그를 ‘기계박사’라고 불렀다고 한다.

김영주 명예회장은 아들을 둘 뒀는데 장남은 김윤수 한국프랜지 회장이고 차남이 김근수 회장이다. 김 회장은 경희대학교 경영학을 졸업한 이후 집안의 도움 속에 후성그룹을 만들었다.

후성그룹은 퍼스텍과 후성, 코엔텍, 한국내화 등 4개 상장사를 포함해 모두 28개 계열사를 보유한 중견그룹으로 전체매출은 2014년 기준 1조25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김용민 후성 대표는 미국 워싱턴대와 코넬대 MBA과정을 거쳐 경영수업을 받았으며 2012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사실상 2세 경영을 시작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