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내년에도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간다.

한국은행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금융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안정화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한국은행은 29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발표한 ‘2017년 통화신용정책 운용방향’에서 “국내 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하고 수요 측면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2017년에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 "내년에도 통화정책 완화기조 유지"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은 내년 국내 경제가 글로벌경제의 회복세 등에 힘입어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은 클 것으로 내다봤다.

불확실성을 키우는 대외요인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과 미국 보호무역주의 확산, 중국 경제의 성장세 둔화 가능성 등을 꼽았다. 국내요인으로는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 등이 경제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

한국은행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산유국들의 석유감산 합의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에 영향을 받아 2016년~2018년 물가안정목표치인 2.0%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외환시장에서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정책방향과 금리인상 속도 등에 영향을 받아 자본유출입과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파악했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외환보유액 및 경상수지 흑자 등으로 대외건전성이 양호해 급격한 자본유출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가계부채 증가세는 올해 수준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급증세는 완화되겠지만 이미 분양된 아파트와 관련된 집단대출 때문에 가계부채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이런 경제여건을 감안해 내년에 자본유출입 동향과 가격변수의 움직임, 가계부채 및 기업신용 동향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가 내년부터 연 8회로 축소되는 만큼 시장과 소통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뜻도 내보였다.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을 작성하는 방식을 배경설명과 정책방향을 명확하게 하는 방향으로 개선해 정책신호를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은행은 고용에 적극적인 중소기업과 성장잠재력이 있는 기업에게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으로 금융중개지원대출을 강조했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연 0.50~0.75%의 금리로 시중은행에 돈을 빌려주는 제도다.

한국은행은 “가격변수가 기본적으로 시장에서 결정되도록 하되 시장 쏠림현상이 과도할 경우 적절한 안정화 조치를 실시할 것”이라며 “금융안정위원회(FSB)와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 등 국제기구와 정부, 감독당국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