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대신증권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며 몸집 키우기에 나섰다.

초대형 투자은행(IB) 진입을 목표로 자기자본 규모 확대에 나선 것이다.
 
대신증권 공격적 자본 확충 이어가, 오익근 종투사 넘어 초대형IB 노린다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자본 확대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전환을 위해 2023년부터 공격적인 자본 확충을 실시했는데, 종투사 진입 이후에도 당분간 자본 확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지난달 28일 신종자본증권 1150억 원어치를 발행했다. 대신증권의 창사 이래 첫 신종자본증권 발행이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있지만 발행사의 결정으로 연장할 수 있는 채권이다. 영구채로 인식돼 회계처리 시 자본으로 인정되는 장점이 있다.

이번 발행된 신종자본증권은 30년 만기에 금리는 연 5.7%다. 다만 7년 뒤 콜옵션을 시행하지 않을 경우 연 2.0%포인트 가산금리가 발생한다.

대신증권의 몸집 키우기 기조는 2023년부터 이어져 오고 있다.

2023년 10월 대신에프앤아이, 대신자산운용, 대신프라이빗에쿼티 등 대신파이낸셜그룹 계열사들로부터 약 4800억 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받아 자기자본 규모 확대를 실시했다.

또 2024년 3월 상환우선주(RCPS) 2300억 원어치를 발행하며 종투사 지정 요건인 자기자본 규모 3조 원을 넘어섰다.

같은 해 10월에는 후순위채 1800억 원어치를 추가로 발행했다. 종투사 심사를 앞두고 재정건정성 지표인 순자본비율(NCR)을 끌어올리기 위한 의도였다.

결국 대신증권은 지난 12월 국내 10호 종투사에 이름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오 사장은 종투사에 만족하지 않고 자본 확대 기조를 이어가며 초대형IB 도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 역시 초대형IB의 요건인 자기자본 규모 4조 원 달성을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대신증권 공격적 자본 확충 이어가, 오익근 종투사 넘어 초대형IB 노린다

▲ 대신증권의 본사 건물인 대신343 빌딩.


올해 3월에는 본사 건물인 ‘대신343’ 빌딩을 대신자산신탁이 운용하는 ‘대신밸류리츠’에 6620억 원을 받고 매각하며 유동성을 확보했다.

한국기업평가는 “6월 말 기준 대신증권의 자기자본 규모가 3조5천억 원을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사장의 자본 확충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은 올해 3월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공시에서 2028년까지 자본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자본확대 목표로 별도기준 자기자본 4조 원 달성과 초대형IB 지정을 제시했다.

대신증권이 초대형IB 지정을 노리는 이유는 발행어음 사업 인가 획득 때문이다.

초대형IB는 당국의 승인을 받으면 발행어음 사업을 할 수 있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이다. 낮은 금리로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인가를 얻으면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다만 금융투자업계는 대신증권의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우선 올해 9월까지 700억 원 규모의 RCPS를 상환할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해 발행한 RCPS 가운데 700억 원가량은 올해 10월부터 매년 1.5%P씩 금리 가산되는 조건이다.

때문에 1150억 원 가운데 대부분이 RCPS 상환에 쓰인다면 실질적 자본 확대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자본규모는 확대에도 단기간에 시장지배력 강화와 자본적정성 개선이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대신증권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대형 종합투자은행과의 소매(리테일)·IB부문 사업기반 격차가 여전히 크고, 신규 사업에서 수익기반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단기간에 회계 상 자본이 빠르게 증가하였으나 그룹 내 자본거래의 경우 배당수익 상당액을 자회사 출자로 지출했다”며 “사옥매각 대금도 차입금 상환과 매입 리츠 재투자에 사용돼 투자여력 확보 수준도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