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이 신규수주에서 대단한 뒷심을 보여주고 있다. 박지원 부회장과 정지택 부회장이 호흡을 맞춘 지 2년 만에 성과를 거두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28일 SK건설과 5303억4064만원 규모의 경남 고성군 하이 화력발전소 1,2호기 보일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매출의 3.27%에 이른다.
▲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회장(왼쪽)과 정지택 두산중공업 부회장. |
두산중공업은 10월 필리핀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각각 1조 원 규모의 화력발전소도 수주했다. 최근 수주를 확정지은 이집트와 인도네시아의 화력발전소까지 더하면 4분기 수주실적만 5조 원이 넘는다.
두산중공업의 올해 수주금액은 2011년 이후 5년 만에 9조 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 수주금액은 2012년과 2013년에 5조 원대까지 떨어졌지만 2014년 7조 원대, 2015년 8조 원대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수주회복은 박지원 부회장과 정지택 부회장 콤비가 이끌고 있다. 두산그룹은 주요 계열사에서 오너경영인과 전문경영인의 투톱체제를 이루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수주부진을 이겨내기 위해 2014년 12월 정지택 부회장을 두산중공업 대표이사로 긴급 투입했다.
정 부회장은 2008년부터 3년 반 동안 두산중공업을 이끌다가 2012년 물러났다. 정 부회장이 두산중공업 대표이사로 일할 때 두산중공업은 해외영업망 확대에 집중하면서 10조 원 이상을 수주했다.
정 부회장은 두산중공업의 국제유가 하락으로 중동지역에서 발주가 줄자 인도와 동남아시아 등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그 결과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카자흐스탄, 칠레, 베트남, 인도 등에서 모두 8조 원 이상을 수주한 데 이어 올해에도 필리핀과 인도 등지에서 성과를 냈다.
두산중공업의 수주회복으로 박지원 부회장도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박 부회장은 2007년부터 두산중공업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두산그룹은 올해 박지원 회장의 형인 박정원 회장이 두산그룹 회장으로 취임하며 4세경영을 시작했다. 두산중공업이 두산그룹의 핵심인 만큼 수주회복은 박 부회장이 경영입지를 다지는 데 절실했다.
박 부회장은 수주를 따내는 과정에서 중동지역의 출혈경쟁에 휘말리지 말고 수익성 위주 전략을 펼 것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중공업 주가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두산중공업 주가는 11월 한때 2만3천 원대까지 떨어졌으나 최근 2만8천원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