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언제쯤 빛이 들까?

삼성전자가 2분기 최악의 실적부진을 보여준 데 이어 3분기를 놓고도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가 3분기에 5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고 전망을 낮춰 잡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주가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신종균 사장과 윤부근 사장이 이런 시장의 우려를 씻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5조 원대 영업이익, 삼성전자 3분기 전망도 우울해

현대증권은 27일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을 5조9천억 원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 실적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스마트폰사업의 부진을 이유로 꼽았다.


  삼성전자 3분기 최악의 실적 우려 확산  
▲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 사장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을 6조 미만으로 예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투자증권도 이날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을 5조9970억 원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6조 원에 못 미친다면 2012년 2분기 영업이익 6조7천억 원으로 6조 원을 돌파한 후 2년 여 만에 다시 5조 원대 영업이익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증권사들은 애초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을 놓고 대체로 7조 원대 초중반를 전망했다. 그러나 최근 증권사들은 앞다퉈 예상치를 낮추고 있다.

아이엠투자증권은 기존 전망치보다 1조 원 가까이 낮은 6조48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예상했고 미래에셋증권은 6조2100억 원, 하이투자증권은 6조1천억 원을 각각 전망했다.

증권사들이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보수적으로 추정하는 것은 지난 분기 예측이 크게 빗나갔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 7조1873억 원으로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시장의 기대치에 크게 못 미쳤다. 1조 원 가까이 예상이 빗나가자 증권사들의 신뢰도가 떨어졌는데 이런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보수적 실적전망을 내놓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5조 원대의 영업이익 전망은 삼성전자의 좋지 못한 현상황을 반영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실적악화에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메모리, LCD 분야 실적도 연말로 갈수록 감소해 삼성전자 전체 실적이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박영주 현대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출하량은 늘겠지만 판매가격 하락과 제조경비 상승, 마케팅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삼성전자 3분기 매출은 3.5%, 영업이익은 17.7%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삼성전자 주가도 약세, 애플은 훨훨 날아

실적부진을 극복할 원동력을 찾지 못하면서 삼성전자 주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26일 122만2천 원으로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이날 주가는 2012년 7월 이후 2년여 만에 최저가다. 코스피가 2080선까지 오르며 박스권 탈출 신호를 보이고 있는데 삼성전자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말이 나올 지경이다.

삼성전자 주가추이는 경쟁사인 애플과 비교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애플 주가는 연달아 최고가를 갈아치우더니 22일 101.32달러로 100달러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아이폰6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600조 원을 훌쩍 넘어 180조 원의 삼성전자의 세 배가 넘는다.

삼성전자의 주가에 대한 전망은 긍정론을 찾기 어렵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실적부진으로 삼성전자 주가반등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박영주 현대증권 연구원도 “단기간내 주가상승 요인을 찾기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삼성전자 주가는 삼성전자가 주주친화정책을 보여주면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의 주가수익비율이 7배로 코스피 평균 12배에 크게 미치지 못할 정도로 저평가돼있기 때문이다. 애플의 주가수익비율은 15배 수준이다. 단순 계산으로 삼성전자 주가는 두배 이상 상승 가능성을 갖고 있는 셈이다.

증권 전문가들도 삼성전자가 배당을 늘리고 주주친화정책을 편다면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수익 일부를 주주에게 분배하려는 기본정책은 분명하다”며 “정부의 사내유보금 과세 등을 고려하면 12개월 내 주주환원이 증가할 확률이 크다”고 말했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 주가가 9월에 반등 가능성이 있다”며 부정적 전망에 반론을 제기했다. 그는 “애플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반면 삼성전자는 부정적 부분만 강조된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 스마트폰 신제품과 스마트홈 등 앞세워 부진 탈출 나서

삼성전자는 실적부진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실적을 좌우하는 스마트폰 부문에서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갤럭시알파와 갤럭시노트4 등 신제품을 선보이며 스마트폰 경쟁력 회복을 벼르고 있다. 특히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폰6와 정면 대결이 예고되고 있다.


  삼성전자 3분기 최악의 실적 우려 확산  
▲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

애플은 아이폰6를 4.7인치와 5.5인치 두가지 모델로 출시하기로 했다. 갤럭시알파가 4.7인치, 갤럭시노트가 5.7인치이기 때문에 아이폰6와 직접 경쟁을 펼치게 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상반기에 갤럭시S 시리즈를 출시하고 하반기에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출시했는데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두 종류의 스마트폰을 출시한다. 다분히 애플의 아이폰6를 의식한 라인업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갤럭시알파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최초로 메탈 소재를 채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예정보다 갤럭시노트4의 출시도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9월말 출시됐다. 그러나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부문 사장은 다음달 3일 국제가전박람회(IFA) 모바일 언팩행사에서 갤럭시노트4를 공개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 역시 아이폰6보다 먼저 출시해 신제품 효과를 누리겠다는 의도다.

그만큼 삼성전자는 이번 신제품의 흥행이 중요하다. 애플과 정면으로 대결하는 만큼 이번 신제품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면 시장 전망보다 부진한 3분기 실적을 보일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또다른 성장동력인 스마트홈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2억 달러에 사물인터넷 플랫폼 개발사인 스마트싱스를 인수했다. 스마트싱스의 사물인터넷 플랫폼은 1천개 기기 8천개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 인수는 점차 커지는 스마트홈 시장에서 플랫폼 단계에서 경쟁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완전한 가전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어 스마트홈 분야에서 경쟁사인 애플이나 구글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견해가 많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4월 한국과 미국, 영국 등 11개국에서 삼성 스마트홈을 출시하고 스마트홈 시장 선도에 나섰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부문 사장은 다음달 베를린에서 열리는 국제가전박람회 개막전에서 ‘미래 스마트홈’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