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무장관 "기후변화 해결할 시간 많아, 그보다 중국 견제에 집중해야"

▲ 더그 버검 미국 내무부 장관이 19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내무부 장관이 기후위기에 대응할 시간은 충분해 다른 문제부터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그 버검 내무장관은 20일(현지시각) 미국 하원 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기후위기를 해결할 시간은 충분히 많다"고 발언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미국 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출한 감세법을 주요하게 다뤘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소득세 및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표준소득공제 확대 등 대규모 감세를 시행하면서 미국 정부 지출을 대폭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미국 내무부는 예산을 50억 달러(약 6조9440억 원) 삭감하기로 했는데 여기에는 국립공원 운영비, 역사 보존 프로젝트, 환경 프로그램, 사회기반 시설 투자, 연구 보조금 등이 포함됐다.

이에 첼리 핑그리 민주당 하원의원은 "이같은 예산은 정부의 핵심 기능을 크게 저해할 수 있다"며 "기후변화를 향한 우려도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버검 장관은 "트럼프 정부가 집중하고 있는 실존적 위협은 이란의 핵무기 확보와 중국과 벌이는 인공지능(AI) 경쟁"이라며 "이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한 문제이고 이를 해결한다면 기온 변화 관련 문제를 해결할 충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의원들은 공화당과 민주당을 가릴 것 없이 내무부가 버검 장관이 주장하는 바와 달리 제 기능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뒤 내무부는 직원을 약 5천 명 해고해 운영 능력이 심각하게 저해됐기 때문이다.

마크 아모데이 공화당 하원의원은 "빈 책상이 잔뜩 있는데 누가 거기에 들어가서 제 목소리를 낼 수 있겠냐"며 "내무부의 변화는 매우 실망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단 4개월 동안 내무부는 매우 불안정해졌고 임무 수행 능력이 놀라울 정도로 크게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시민단체들도 트럼프 정부의 예산 삭감 조치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앨런 지벨 시민단체 '퍼블릭 시티즌' 연구 책임자는 가디언을 통해 "미국인들은 깨끗한 공기와 자연 접근성을 누릴 수 있는 동시에 공공 토지가 깨끗한 공공장소로 남는 미래를 원한다"며 "하지만 트럼프 정부는 우리들의 공유 자원을 보호하는 것보다는 거대 석유기업들의 환심을 사는 것에 더 관심이 쏠려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