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바글로벌 '절반의 성공' 공모 흥행, 반성연 지분 희석에 단기 오버행 위험

▲ 4월30일 여의도 콘래드서울 호텔에서 열린 달바글로벌 기업설명회에서 반성연 달바글로벌 대표가 기업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스킨케어 브랜드 ‘달바’로 주목받는 달바글로벌이 기관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에서 기대 이상의 경쟁률과 공모가를 기록하며 상장 이후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탄탄한 브랜드 인지도와 해외 성장 가능성으로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공모 시장에서 오랜만의 흥행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창업주 반성연 달바글로벌 대표이사의 지분 희석 가능성은 여전히 리스크로 남아 있다. 이번 공모에 구주 매출이 포함되면서 반성연 대표의 낮은 지분율이 더욱 줄어들고, 이에 따라 경영 안정성은 물론 상장 이후 주가 방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22일 상장을 앞두고 있는 달바글로벌이 상장 전 관문을 성공적으로 통과했다. K뷰티 인기에 힘입은 브랜드 경쟁력과 꾸준한 실적 성장세가 주목받으며 공모 과정에서 기관과 일반 투자자 모두의 관심을 끌었다.

달바글로벌은 4월28일부터 5월7일까지 진행한 국내외 기관 대상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를 희망 범위 상단인 6만6300원으로 확정했다. 공모가 기준 총 공모금액은 434억 원,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8002억 원이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1141대1로 집계됐다. 이어 9~10일 진행된 일반 청약에서는 1112대1에 이르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은 약 7조705억 원이 모였다.

달바글로벌은 실적과 브랜드 인지도, 해외 확장 가능성 등에서 투자자들로부터 고른 평가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확보한 공모 자금은 신사업 확대와 유통망 다변화에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에는 오버행(대규모 지분 매각)에 대한 불안이 자리하고 있다. 상장 후 반성연 대표의 지분율은 16.11%에 불과한 반면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지분율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상장 후 오버행이 발생할 여지가 충분하다.

달바글로벌은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일부 FI와 공동보유 목적의 확약서를 체결하고 반 대표에게 우선매수권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해당 FI의 지분을 포함할 경우 보호 대상 지분율은 45.85%까지 높아져 경영권 안정성을 일정 부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장치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따르고 있다. 공동보유 확약서의 보호 기간이 상장일로부터 1년에 불과하고 대부분 재무적 투자자(FI)의 의무보유 기간은 6개월도 채 되지 않는다. 상장 후 1년이 지나면 FI들이 대규모 매각에 나설 수 있는 여지가 남아있다는 점에서 오버행 우려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달바글로벌 역시 이 같은 우려를 인식하고 대비 방안을 일부 마련해뒀다. 달바글로벌은 그동안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온 만큼 상장 후에도 실적이 뒷받침된다면 FI의 매각 유인은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IPO(기업공개)에 앞서 상위 대주주 3곳에 구주 매각 의사를 타진했지만 모두 매각 의사가 없었다고 밝히며 기업 신뢰도에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달바글로벌 '절반의 성공' 공모 흥행, 반성연 지분 희석에 단기 오버행 위험

▲ 달바글로벌이 자사 화장품 브랜드 ‘달바’의 성장세에 힘입어 공모 시장에서 성공적 결과를 거뒀다고 평가된다. <달바글로벌>


반성연 대표는 상장 후 3~6개월 내 실적으로 성장 가능성을 입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단기 매각 가능성을 낮추는 동시에, 오버행을 대비해 자사주 매입, 중간배당 도입 등 기존 주주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도 이미 준비돼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달바글로벌은 설립 이후 9년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하며 눈에 띄는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2020년 2.3%에서 2021년 3.5%, 2022년 10.1%, 2023년 16.2%, 2024년에는 19.4%까지 치솟으며 수익성 면에서도 비약적 성과를 거뒀다. 같은 기간 해외 매출 비중 역시 4.0%에서 45.6%로 급증하며 글로벌 브랜드로의 도약 가능성도 증명해나가고 있다.

다만 상장 후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주주가치를 방어할 수 있는 실질적 수단이 부족하다는 점은 여전히 위험요소다. 특히 상장 후 3~6개월 안에 재무적 투자자(FI)가 만족할 만한 단기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

달바글로벌의 공모가 자체도 오버행 우려를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달바글로벌의 공모가는 공모 밴드 최상단인 6만6300원에 확정됐다. 기업가치에 대한 기대와 평가가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공모가가 높게 책정된 기업은 상장 후 주가가 점차 하락하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FI 입장에서 의무보유 기간이 끝나면 단기 매각에 나설 유인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상위 대주주들의 구주 매각 거절을 단순한 기업 신뢰로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상장 초기에는 주가가 공모가 수준에서 일정 기간 방어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공모가가 구주 매각가보다 높게 형성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 차익 실현을 노린 전략적 판단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달바글로벌 지분의 절반 이상은 공동보유 목적 확약서에 포함되지 않은 상태다. 이들은 3~6개월의 의무보유 기간이 종료되면 자유롭게 주식 매각이 가능하다. 향후 브랜드 성장 정체나 해외 매출 의존 심화 등 외부 변수에 직면할 경우, 실적 회복을 기다리기보다 선제적으로 매도에 나설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해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바글로벌의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주식 비중은 32.7%이나 3개월 후에는 68.0%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평균적인 유통 가능 주식 증가 속도보다 다소 빠른 편으로 단기적 오버행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