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MBK·영풍 연합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재공세를 펼쳤다.

연합 측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9일 입장문을 통해 “자본시장법 위반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의 대표이사 취임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8일 열린 이사회에서 고려아연 대표이사로 재선임됐다.

박 사장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이승호 고려아연 최고재무책임자(CFO) 등과 지난해 10월30일 발표한 2조5천억 원 규모의 고려아연 유상증자와 관련해 부정거래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이 올해 4월23일 실시한 고려아연 압수수색에서도 피의자로 적시된 인물이다.

한국기업투자홀딩스 측은 “유상증자 계획으로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힌 당사자이자 자본시장법 위반 피의자 가운데 한 사람을 시총 16조 원의 상장사 대표로 재선임하는 것은 이사회가 모든 주주의 가치를 보호할 의무를 수행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사회 스스로가 경영진에 대한 비판, 감시, 견제 등 본연의 의무와 기능을 무력화시킨 행동”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가 확인될 때까지 박 사장의 선임을 유보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이사의 ‘보고요구권’과 이사회의 이사 직무집행 감독의무를 들어 유상증자와 관련한 검찰 수사현황을 이사회가 밝힐 것을 요구했다.

검찰은 유상증자 발표 직전, 고려아연이 실시한 자사주 공개매수에서 회사가 향후 재무구조 변경 계획이 없다고 공시한 것을 놓고 자본시장법 위반여부를 살피고 있다.

한국기업투자홀딩스 측은 “고려아연 이사회는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자본시장법 위반 행위에 대해 회사로부터 경위를 보고받고,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해 주주들에게 이사회의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