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내년 상반기에 자동차강판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상원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1일 “올해 철광석과 원료탄 등 자동차강판의 원료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며 “중국정부가 철강생산능력 감축정책을 강화하면서 한국산 철강제품의 가격 상승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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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
자동차강판의 원료인 철광석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철광석 가격은 올해 10월까지 톤당 50달러대에서 12월 들어 83달러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가를 경신했다.
중국정부가 중국산 철강제품의 공급과잉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점도 현대제철이 자동차강판 가격을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자동차강판을 연간 500톤 정도 생산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전체매출에서 자동차강판 매출은 30%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강판 가격을 올리면 수익이 그만큼 늘어나는 효과를 보게 된다.
중국산 철강제품 가격이 오르면 한국철강사들은 중국산 제품과 가격경쟁에서 부담이 줄어 철강제품 가격을 올릴 수 있게 된다. 현대제철 등 한국철강사는 그동안 중국산 철강제품이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으로 한국에 수입되면서 피해를 봤다.
중국정부는 2020년까지 중국 내부의 철강제품 생산능력을 1억4천 톤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올해들어 11월까지 철강제품 생산능력을 7천만 톤 줄였다. 중국정부는 또 16일 철강생산능력 감축계획에 참여하지 않는 중국철강사에 은행자금 지원을 제한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현대제철은 원자재가격과 중국산 철강제품 감축에 힘입어 내년 2월 자동차강판 가격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원은 “현대제철은 지난해 12월 현대기아차 등 자동차업계 부진으로 자동차강판 가격을 인하한 뒤 1년 동안 그 가격을 유지했다”며 “자동차강판 가격을 올리는 데 유리하게 시장상황이 조성되는 만큼 현대제철이 내년 2월 자동차강판 가격을 인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계열사인 현대기아차가 올해 파업여파 등으로 부진한 실적을 낸 데 따라 지난해 12월 자동차강판 가격을 톤당 8만 원 인하한 뒤 그 가격을 1년 동안 유지했다.
현대제철은 그동안 포스코와 현대기아차 사이에서 눈치를 보며 자동차강판 가격을 올리는 데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포스코가 자동차강판의 가격인상에 적극 나서면서 현대제철도 가격을 자동차강판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