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이 금산분리를 적용받는 한 기존의 국내 은행시장에 미칠 영향은 단기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15일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금산분리가 완화되지 않는 이상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의 은행들에 당장 큰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터넷은행, 금산분리 적용되면 찻잔 속의 미풍"  
▲ 심성훈 K뱅크 행장.
인터넷전문은행은 현재 일반 은행과 같은 금산분리 규제를 적용받는다. 카카오나 KT와 같은 비금융회사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지분을 최대 10%(의결권 지분 4%)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최 연구원은 “인터넷전문은행을 대상으로 금산분리가 완화되지 않을 경우 정보통신기술(ICT)기업들이 추가 증자에 참여할 가능성이 낮아진다”며 “이렇게 되면 인터넷전문은행이 자산을 3조 원 이상으로 확대하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인터넷전문은행도 일반 은행처럼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8% 이상 유지해야 한다.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전체 위험자산을 자본금으로 나눈 비율을 뜻하는데 대출금은 100% 위험자산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KT와 카카오 등이 인터넷전문은행의 추가 증자에 대규모로 참여해 대주주에 올라야 대출영업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다고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K뱅크는 자본금 2500억 원을 투자받았는데 준비과정에서 절반가량이 이미 사용됐다. 은행이 자본금 1250억 원만 보유했을 경우 1조5천억 원까지만 돈을 빌려줄 수 있어 추가 증자가 불가피하다. 카카오뱅크도 자본금 3천억 원에 불과해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K뱅크 설립 컨소시엄의 주주구성을 살펴보면 상당수가 중소기업으로 추가 증자에 대규모로 참여하기 힘들 것으로 파악된다. 카카오뱅크 설립 컨소시엄도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우리은행의 과점주주로 참여해 카카오뱅크 지분을 얼마나 계속 보유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한도를 50%로 늘리는 은행법 개정안은 야당이반대하고 있다. 일부 여야 의원들이 은행법을 개정하는 대신 인터넷전문은행에만 적용되는 특례법을 제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발의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주력사업도 기존 은행들과 크게 겹치지 않아 경쟁이 격화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최 연구원은 내다봤다.

K뱅크는 KT의 통신망과 GS리테일의 편의점을 주요 영업망으로 이용할 계획을 세웠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의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을 이용한 금융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있다.

최 연구원은 “기존 은행은 주택담보대출과 중소기업대출에 주력하는데 인터넷전문은행은 모기업의 플랫폼을 활용한 특화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중금리신용대출 부문에서 경쟁을 할 수 있지만 전체 중금리대출시장이 커지는 동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