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장 많이 팔린 책은 뭘까?
한강씨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맨부커상 수상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교보문고가 선정한 올해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13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채식주의자’(창비)가 2016 종합베스트셀러 1위로 선정됐다. 소설이 종합1위를 차지한 것은 최근 서점가에서 이례적인 일이다. 세계 3대 문학상 가운데 하나인 맨부커상을 수상하며 독자들의 폭발적 관심을 얻은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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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가 한강씨(오른쪽)가 5월16일 소설 '채식주의자'로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영국의 맨부커상을 수상한 뒤 번역작가 데보라 스미스와 트로피를 들어보이고 있다. <뉴시스> |
채식주의자는 3편으로 구성된 연작 소설집으로 돌연히 육식을 거부하게 된 한 여성을 중심으로 주변 인물들과 갈등을 작가 특유의 탐미적 문체로 그려내 인간 본성에 자리한 폭력과 탐욕을 성찰하게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채식주의자는 68만 부가량 팔린 것으로 집계됐으며 '소년은 자란다' 등 한씨의 다른 작품들도 인기를 얻으며 모두 80만 부 이상 팔려나갔다.
채식주의자 열풍으로 올해 서점가에서 시, 소설, 에세이 등 문학작품들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한국소설은 지난해 도서점유율이 19.6%로 전년보다 7.3%포인트 하락했으나 올해는 28.5%로 대폭 상승했다.
신경숙 작가의 표절사태 등을 겪으며 침체됐던 한국문단이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유명 시인들의 잇딴 성추문 파문에도 시집에 대한 독자들의 사랑이 이어졌다. 특히 영화 '동주'에 힘입어 윤동주 시집 등 시집판매가 개봉 이후 50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채식주의자 외에 정유정 작가의 장편 ‘종의 기원’, 알랭 드 보통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조정래 ‘풀꽃도 꽃이다1’, 프레드릭 배크만 ‘오베라는 남자’ 등이 국내외 소설로는 연간 판매량 상위권을 차지했다.
올해 베스트셀러 목록 10위 안에 히가시노 게이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소설장르로 이름을 올렸으며 혜민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과 전승환 ‘나에게 고맙다’ 등 에세이 2편이 포함됐다.
기시미 이치로의 ‘미움받을 용기’는 올해도 3위에 올라 3년 연속 연간판매량 10위 안에 들었다.
소설 등 문학작품의 약진과 함께 인문학 장르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도 지속됐다.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4위), 채사장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6위),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7위), 윤홍균 ‘자존감 수업’ 등이 인문학 베스트셀러로 자리를 지켰다.
교보문고는 올해 베스트셀러 3가지 키워드로 채식주의자 맨부커상 수상을 통한 한국문학의 재발견, 위로받고 싶은 독자를 위로하는 에세이, 설민석 윤홍균 유발 하라리 등 새로운 저자의 발굴을 꼽았다.[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