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TSMC의 반도체 투자에 자신감 확보, 자동차 조선업에 압박 더한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에 대만 TSMC의 반도체 공장 투자 유치 성과를 앞세우며 자동차와 조선업 분야에도 이러한 업적을 재현하겠다는 계획을 시사했다. 해당 산업 분야에서 미국 내 투자를 유도하는 정책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TSMC의 미국 내 반도체 투자 확대를 중요한 성과로 앞세우며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이를 재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자동차와 조선업 등 주요 제조업 분야에서 관세 압박을 통해 글로벌 기업들에 미국 내 설비 투자를 유도하는 전략이 더 활발해질 가능성이 떠오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각)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보라”며 “세계 최고 반도체 기업이 미국 공장에 2천억 달러 투자를 약속했다”고 말했다.

TSMC가 최근 미국에 1천억 달러의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한 점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TSMC는 이를 포함해 미국에 1650억 달러(약 240조 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 증설 및 연구개발 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웨이저자 TSMC 회장이 이런 계획을 직접 발표했다는 점을 앞세우며 이는 기업들에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미국에서 제조하는 제품에는 관세가 붙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이번 정부에서 해외 제조사들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TSMC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에서 수입하는 첨단 미세공정 반도체에 최고 100%의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자체 구축과 제조업 활성화 정책에 적극 발맞춰 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뿐 아니라 조선업과 자동차 등 다른 산업에도 이러한 전략을 앞세울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미국은 모든 것을 빼앗겼고 이제는 직접 선박도 건조하지 않는다”며 자국 내 조선소 투자 유치의 필요성을 내세웠다.

토요타와 혼다 등 일본 자동차 기업들이 미국 제조업 분야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언급도 이어졌다.

TSMC의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낸 미국 정부의 관세 압박 전략을 이러한 산업 영역까지 확장하겠다는 점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TSMC의 반도체 투자에 자신감 확보, 자동차 조선업에 압박 더한다

▲ TSMC 미국 애리조나 반도체공장 건설 현장 사진.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의회 연설에서도 미국의 조선업 부활을 위해 특별 세제혜택을 비롯한 다양한 부흥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조선업은 특히 중국의 글로벌 시장 지배력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야 할 사업 영역으로 꼽힌다.

이는 자연히 한국 조선사들에 미국 투자 확대를 유도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유력하다.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은 이미 지난해 말 미국 조선소를 인수하는 등 선제 대응에 나섰다.

자동차 제조업 역시 미국이 내수경기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글로벌 산업 주도권 확보를 위해 당분간 주력할 만한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정부가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 부과를 결정한 것도 해당 국가에 의존이 큰 자동차 제조사들의 공급망을 미국으로 이전하기 위한 목적을 반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를 앞세워 전 세계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상호관세 도입 계획을 앞세우고 있다.

자동차는 이 가운데 특히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산업으로 꼽힌다. 미국에 수출과 수입이 모두 매우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정부가 TSMC의 미국 반도체 공장 투자 유치 성공 사례를 자동차 분야에 본격적으로 확대한다면 각국 제조사에 관세 인상 압박은 더욱 거세질 공산이 크다.

이는 결국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 내 자동차 생산 설비 투자를 늘리며 현지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캠페인 시절부터 고율 관세를 앞세운 미국 제조업 활성화 계획을 적극 앞세워 왔다.

TSMC의 대규모 투자 사례로 이런 전략에 확신을 얻게 된 만큼 관세 인상 압박을 통한 글로벌 제조사의 공장 유치에 더욱 활발한 정책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에 “미국은 그 동안 전 세계 모든 국가에 이용을 당했다”며 “이제는 합당한 관세 정책으로 잃어버린 것을 되찾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