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남매가 나란히 화장품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두 사람은 각자의 사업 영역에 집중하기 위해 사업분야를 정리하고 있지만 화장품 사업은 저마다 따로 추진하고 있어 경쟁구도가 형성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용진 정유경, 신세계그룹 화장품사업 나란히 강화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왼쪽)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신세계백화점은 15일 문을 여는 대구점에 화장품 편집숍인 ‘시코르’ 매장을 처음으로 설치해 운영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신세계백화점은 시코르 매장에서 신세계백화점에서만 취급하는 단독 브랜드 20여개를 포함해 180여개의 글로벌 뷰티 브랜드 제품을 판매한다. 시코르는 595㎡(180평) 공간에 상주 직원만 3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아직 입점 시기를 확정 짓지는 않았지만 강남점 센텀시티점 등으로 시코르 매장을 확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유경 총괄사장은 시코르를 통해 소비자들의 화장품 소비 트렌드를 읽어내 화장품 사업전략을 세우고 자체브랜드 유통채널로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 자회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말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사 인터코스와 손잡아 합작법인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세우고 화장품 제조사업에 뛰어들었다.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는 최첨단 생산시설을 갖추기 위해 경기 오산시 가장산업단지 내에 생산공장과 연구개발(R&D) 혁신센터를 만들고 있는데 늦어도 내년 초에는 공장이 완성돼 새로운 화장품 브랜드를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통해 2012년 색조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를 인수하면서 화장품 사업을 본격화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4년 하반기 스웨덴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와 화장품 편집숍 ‘라 페르바’, 2015년 1월 이탈리아 브랜드 ‘산타 마리아 노벨라’의 국내 판권을 잇달아 인수하며 화장품 사업을 확장해왔다.

정용진 부회장도 화장품 전문 제조기업인 한국콜마, 코스맥스와 협력해 7월에 대형마트 최초로 자체 화장품브랜드‘센텐스’를 선보이고 화장품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마트는 센텐스를 선보이기 위해 제조업체와 2년 동안 공동개발을 진행하며 공을 들였다.

이마트는 7월에 ‘센텐스’ 1호 매장을 서울에 열고 매장 수 늘리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10월말 기준으로 매장은 4곳으로 늘어났고 연말까지 10개로 확대된다.

정 부회장 남매는 최근 각자의 사업영역에 집중하기 위해 사업분야를 정리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유독 화장품 사업은 따로 강화하고 있어 경쟁관계가 형성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정용진 정유경, 신세계그룹 화장품사업 나란히 강화  
▲ 이마트 자체 화장품브랜드인 센텐스 3호점인 왕십리점.
정용진 부회장은 대형마트와 슈퍼 그리고 편의점사업, 정유경 총괄사장은 백화점과 면세점 패션·화장품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마트의 자체브랜드(PL) 상품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센텐스를 선보이고 매장도 늘리는 것”이라며 “따로 화장품 사업진출에 대한 뜻이 있는 것이 아니며 신세계와 화장품 사업에서 경쟁관계에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남매가 집중하는 사업분야가 나뉘긴 했지만 신세계그룹 차원에서 협업은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화장품 사업에서도 유통채널을 공유하는 등의 방식으로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의 자체브랜드인 피코크나 노브랜드 제품은 신세계백화점과 면세점에서 판매되고 있고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이마트 자체의류브랜드 ‘데이즈’를 납품하는 등 양사가 긴밀하게 협업하고 있다”며 “비슷한 방식으로 협업을 통해 신세계그룹 차원에서 화장품 사업 확대를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