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 사옥 앞 26일자 모습. 연합뉴스>
미국 정부는 대 중국 수출을 제한한 엔비디아 반도체가 제삼자를 경유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싱가포르 협조로 조사에 착수했는데 윤곽이 드러난 모양새다.
2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싱가포르 경찰이 현지 서버 공급업체 3명을 각각 사기 모의 및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사기 혐의로 기소된 인물 1명은 중국 국적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엔비디아 반도체를 유통하는 과정에서 최종 사용처를 묻는 질문에 허위 진술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CNA를 비롯한 현지 매체는 이번 기소가 엔비디아 반도체를 중국으로 운송한 것과 관련됐을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 외 국가로 엔비디아 반도체를 보낸다고 위장한 뒤 실제로는 중국에 되팔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싱가포르 경찰은 이번 사건을 두고 “최대 20년 형까지 선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수출과 연루된 6명을 추가로 체포했고 20명이 넘는 사람 및 다수 회사를 조사 중이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산업을 견제하기 위해 엔비디아 반도체 일부에 대중국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특히 저렴한 학습 비용으로 높은 AI 성능을 구사한 중국 ‘딥시크’ 개발사가 엔비디아 반도체를 다른 국가를 우회해 사들였는지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엔비디아 지역별 매출 가운데 22%가 싱가포르에서 나와 우회 수출 경로라는 의구심이 형성됐다.
싱가포르 정부 대변인은 싱가포르 고객사가 거래한 엔비디아 반도체 대부분이 다른 국가로 운송됐다며 우회 수출로 가능성을 부인했다.
블룸버그는 “싱가포르가 미중 기술 전쟁 한복판에 갇혔다”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