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영준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 및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이 비주력자산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사업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전반에 걸쳐 진행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 속에서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체질 개선은 그룹 차원에서도 핵심 과제로 여겨진다.
 
롯데케미칼 비주력 자산 매각 가속화, 이영준 고부가 중심 체질 개선 박차

▲ 이영준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 및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이 롯데케미칼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27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롯데그룹 IR데이’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는 롯데그룹을 향한 시장의 유동성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읽힌다.

이날 행사에는 롯데지주를 비롯해 롯데케미칼, 롯데웰푸드, 롯데칠성, 롯데쇼핑 등 그룹 내 주요 상장 계열사가 참석해 재무구조 개선 및 사업구조 개편 등 상황을 공유했다.

롯데그룹은 전 계열사에 걸쳐 강도 높은 자산 경량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롯데렌탈 매각, 롯데헬스케어 청산 등을 진행했다. 올해 2월 들어서는 롯데웰푸드 증평공장과 세븐일레븐 운영사인 코리아세븐의 ATM사업부도 매각됐다.

그밖에 롯데건설에서는 본사 사옥을 포함한 자산의 매각, 호텔롯데에서는 라이프스타일호텔 L7 또는 롯데시티호텔의 매각이 검토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해 1월 열린 VCM(옛 사장단 회의)에서 “지금이 변화의 마지막 기회임을 명심하라”며 “이번 위기를 대혁신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요 계열사 가운데 특히 롯데케미칼은 롯데그룹 내에서 ‘캐시 카우’로 꼽혔던 핵심 계열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영준 사장 역시 강도 높은 자산 및 사업 조정에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으로 보인다.

최근 롯데그룹을 향한 시장의 유동성 우려에는 롯데케미칼의 실적 부진이 미친 영향이 크다.

롯데케미칼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3년 동안 본 누적 영업손실은 2조 원에 이를 정도다.

이에 롯데케미칼은 지난해부터 비주력자산 매각을 통한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비주력 자산 매각 가속화, 이영준 고부가 중심 체질 개선 박차

▲ 롯데케미칼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자회사 등 매각을 통해 1조4천억 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말레이시아의 합성고무 생산법인인 롯데우베합성고무(LUSR)를 지난해 청산하고 미국 루이지애나 법인(LCLA)의 지분을 담보로 유동성을 확보했다.

올해 들어서는 파키스탄 법인(LCPL) 보유지분 전량을 매각하기도 했다. 나아가 연내 인도네시아 법인(LCI)의 지분까지 활용해 추가로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자금 조달의 규모를 모두 합하면 1조4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롯데케미칼은 추가로 자산규모 7조 원에 이르는 말레이시아 자회사인 LC타이탄의 매각 여부를 놓고도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사장은 자회사 등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롯데케미칼의 체질을 범용 기초 소재 위주에서 고부가가치 소재 위주로 전환을 추진한다.

이 사장은 2024년에 전체 매출 가운데 66%에 이르는 범용 기초소재의 매출 비중을 중장기적으로 30%까지 낮춘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롯데케미칼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등 첨단소재, 반도체 현상액 등 정밀화학 제품, 양극박 및 음극박 등 전지소재, 수소에너지 사업 등의 확대를 추진한다.

율촌산업단지, 평택공장 등 이와 관련한 생산설비의 증설도 연내 완료한다는 계획도 마련돼 있다.

이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경영 방향을 놓고 “현재 진행하고 있는 포트폴리오 전환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현금흐름 중심의 엄중한 경영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