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6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사진)이 제시한 올해 매출 목표보다 증권가에서는 보수적으로 잡고 있어 시각 차이가 나고 있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셀트리온의 올해 연간 매출을 4조3천억~4조5천억 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KB증권이 4조2890억 원으로 가장 낮은 수치를 제시했고 나머지 증권사들 대부분도 4조5천억 원 안팎의 전망치를 내놨다.
증권사들의 실적 평균을 제시하는 Fn가이드에서도 셀트리온은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4조5147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증권사 가운데 상상인증권만이 4조9910억 원을 제시하며 5조 원에 근접한 예측을 내놓았다.
서 회장이 자신감을 가지고 밝혔던 5조 원 목표와 비교하면 증권가의 전망치는 다소 보수적이다.
서 회장은 지난해 11월 홍콩에서 열린 투자자간담회에서 “내년 목표인 매출 5조 원은 90% 이상 확률로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내년에 목표를 달성한다면 2026년에는 7조~8조 원, 2027년 연간 매출 목표는 10조 원”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이미 유럽시장에서는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유럽 매출이 1조 원을 넘었으며 주요 국가에서 대부분 제품을 통해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미국 시장은 상황이 다르다. 특히나 ‘짐펜트라’의 초기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점이 시장에서 올해 보수적으로 매출을 예상하고 있는 이유로 꼽힌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짐펜트라는 높은 편의성과 장기간 유지되는 약효로 미국에서의 경쟁력은 충분하다”면서도 “하지만 미국은 보험사와 도매상, 의사, 환자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아 영업망 확대에 일정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달미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짐펜트라에 대한 기대감은 낮출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짐펜트라는 2024년 미국에서 360억 원 매출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셀트리온이 지난해 3월 짐펜트라를 출시하면서 내걸었던 첫 해 매출 목표인 2500억 원에 비춰보면 14.4% 수준에 그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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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셀트리온(사진)이 올해 미국에서 짐펜트라가 기대 만큼 성과를 낸다면 서 회장이 제시한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짐펜트라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오리지널 의약품 레니게이드의 바이오베터다. 바이오베터는 일종의 개량신약으로 투약 편의성이나 성능을 향상시킨 바이오의약품을 말한다.
셀트리온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짐펜트라를 신약으로 허가받았다는 점에서 앞으로 수익성 개선의 핵심으로 여겨진다. 짐펜트라의 성분인 인플릭시맙 시장 규모가 미국에서만 2022년 기준으로 약 62조 원을 넘나든다. 짐펜트라의 타깃 질병인 염증성 장질환(IBD) 치료제 미국시장 규모도 12조 원 수준인 만큼 미국에서 빠르게 안착한다면 올해 셀트리온의 매출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의미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올해 짐펜트라의 구체적 매출 목표를 밝히기는 어렵다”면서도 “지난해부터 병원 밀착 영업 및 미국 전역에서 짐펜트라의 온라인 및 TV 광고가 송출되고 있어 환자들의 관심도와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짐펜트라의 처방률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