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포스코이앤씨가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 '오티에르'를 앞세워 용산 정비창전면1구역을 통해 첫 서울 강북 최상급지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노리고 있다.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은 도입 4년차에 들어선 오티에르 브랜드의 서울 지역 확장의 시험대에 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이앤씨 정희민 도시정비 시선 용산에, '오티에르' 최상급지 확장 분수령

▲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


24일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용산 정비창전면1구역 재개발 사업에 적극적 태도를 보이는 건설사로 HDC현대산업개발과 함께 포스코이엔씨가 꼽힌다.

용산 정비창전면1구역 재개발조합은 오는 4월15일까지 입찰 참여를 받는다. 참여 기회가 주어지는 지난 21일 현장설명회에는 포스코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을 비롯해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효성중공업, 금호건설 등이 참여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용산 정비창전면1구역은 포스코이앤씨가 오랜 기간 관심을 가지고 준비해 온 사업지”라며 “조합원분들이 원하는 단지를 만들기 위해 꼼꼼하게 제안서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용산 정비창전면1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지하철 1호선 용산역, 4호선 신용산역 인근인 한강로3가 40-641번지 일대에 지하6~지상38층 아파트 12개 동 777세대, 오피스텔 894실 및 업무시설을 짓는 공사다.

예정된 공사비는 3.3㎡당 상한가 960만 원으로 전체 9557억 원 정도다.

용산 정비창 일대는 서울에 마지막 남은 대규모 개발 사업지로 여겨지며 서울시 차원에서 국제업무지구 조성에 공을 들이고 있어 서울 최상급지로 꼽힌다.

국내 아파트 시장에서 오티에르의 상황을 고려하면 용산 정비창전면1구역 수주는 정 사장에게 단순히 1조 규모 사업지 수주 이상의 성과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이앤씨는 도시정비 시장에서 지난해 4조7191억 원을 수주하며 업계 2위에 오르는 등 근래 들어 도시정비 수주에 적극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한동안 2002년 선보인 ‘더샵’을 아파트 브랜드로 내세워 왔다. 하지만 국내 아파트 시장에서 하이엔드 브랜드 도입이 확대되면서 포스코이앤씨도 2022년 7월에 하이엔드 브랜드로 ‘오티에르’를 선보였다.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대우건설의 프루지오 써밋, DL이앤씨의 아크로 등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2010년대부터 기존 브랜드와 차별화한 하이엔드 브랜드들을 내놓았다. 포스코이앤씨는 하이엔드 브랜드에 뒤늦게 뛰어든 셈이다.

포스코이앤씨의 오티에르가 하이엔드 브랜드 중에서는 후발주자인 만큼 최상급지 진출을 통한 브랜드 경쟁력 강화는 무엇보다 시급하다.
 
포스코이앤씨 정희민 도시정비 시선 용산에, '오티에르' 최상급지 확장 분수령

▲ 포스코이앤씨는 2022년에 하이엔드 브랜드로 '오티에르'를 선보였다.


특히 도시정비 시장에서 분양 뒤 시세 상승을 고려해 아파트의 브랜드를 중요시하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는 점은 오티에르의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는 정 사장의 마음을 더욱 절실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현재 시점에서 오티에르가 적용된 단지가 실제 분양된 곳이 하나도 없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서울 최상급지 진출은 다른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보다 오티에르에 더욱 사업적 의미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이앤씨가 현재까지 오티에르를 적용한 곳은 신반포18차 재건축사업에 ‘오티에르 신반포’, 신반포21차 재건축사업에 ‘오티에르 반포’, 방배신동아 재건축사업에 ‘오티에르 방배’를 비롯해 부산 촉진2-1구역, 노량진1구역 등 5곳이다.

이들 사업지 가운데 신반포21차 재건축사업으로 지어지는 ‘오티에르 반포’가 올해 10월에 처음으로 준공된다. 오티에르 신반포는 2026년 6월에 준공될 예정이다.

오티에르가 지어질 주요 지역이 한동안 주로 반포 등 서울 강남권 일대에 치중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용산 정비창전면1구역 진출 성공은 정 사장에 ‘강북 최상급지에 첫 오티에르 진출’이라는 성과가 될 수 있다.

정 사장은 신년사에서 “서울·수도권 주택시장 집중 공략으로 브랜드파워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이앤씨는 용산 정비창전면1구역 외에도 성수전략정비구역 2지구 같은 핵심 사업지 수주에 도전할 가능성이 나온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정비창전면1구역은 한강변에 위치해 입지가 좋은 곳”이라며 “포스코이앤씨가 수주를 추진하는 것도 당장 큰 이익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핵심지역 수주를 통해 오티에르의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키기 위한 측면이 더욱 강하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