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들어 단 세 달 만에 지난해 규모에 육박하는 도시정비 수주 실적을 쌓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연초부터 한남4구역을 비롯한 서울 핵심지역에 ‘래미안’ 깃발을 세우고 브랜드 경쟁력을 과시했다. 이에 오 사장이 올해를 도시정비시장 왕좌 등극의 원년으로 삼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물산 도시정비 수주 지난해 규모 육박, 오세철 '래미안' 왕좌 원년 만드나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도시정비 수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


24일 삼성물산 건설부문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도시정비 사업 일감으로 2조239억 원을 확보했다. 삼성물산이 지난 22일 송파 대림가락 아파트 재건축 사업 시공자로 선정되면서다.

송파 대림가락 아파트 재건축은 방이동 217번지 일대 3만5241㎡ 부지에 최대 지상35층, 9개 동, 867가구 등을 만드는 사업으로 공사비는 약 4544억 원 규모다.

삼성물산이 연초 수주전에서 따낸 공사비 1조5695억 원 규모 한남4구역을 더하면 2조239억 원을 일찌감치 확보한 셈이다.

여기에 송파 대림가락과 맞닿은 한양3차 아파트 재건축(공사비 약 2600억) 수의계약이 계획돼 있고 신반포4차(1조300억)에서도 수의계약 협상에 착수했다. 

또한 2020년 공사비 1410억 원 규모에 계약이 체결됐지만 공사비 갈등에 무산된 방화6구역에서도 수의계약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를 모두 더하면 3조5천억 원에 이른다.

삼성물산은 1분기가 채 지나기도 전에 지난해에 육박하는 도시정비 수주 잔고를 쌓을 수 있는 셈이다. 지난해에는 3조6398억 원 가량을 따냈다.

이에 삼성물산이 브랜드 ‘래미안’의 경쟁력을 탄탄히 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초 건설업계 시공능력평가 1위와 2위 건설사 사이 경쟁으로 화제를 모은 한남4구역 수주전에서도 삼성물산의 래미안은 현대건설의 최상급 브랜드 ‘디에이치’를 제쳤다.

삼성물산은 또한 신반포4차 재건축 사업을 수주하면 강남3구 가운데서도 시장 관심이 이목이 집중되는 반포에서 이른바 ‘래미안 벨트’를 연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반포4차 아파트는 반포역과 고속터미널역 사이에 있다. 이곳에 래미안 깃발이 내걸리면 구반포역 앞의 래미안 트리니원부터 인근 신반포역을 둘러싼 래미안원베일리와 래미안퍼스티지, 래미안원펜타스까지 이어졌던 래미안 벨트는 더 길어진다.
 
삼성물산 도시정비 수주 지난해 규모 육박, 오세철 '래미안' 왕좌 원년 만드나

▲ 송파 대림가락 아파트 재건축 투시도. 왼쪽의 한양3차 아파트도 3월22일 총회를 열고 삼성물산과 수의계약하는 안을 의결한다. 삼성물산은 인접한 두 단지를 하나의 대규모 단지로 조성하기로 했고 단지명으로는 '래미안 비아채'를 제시했다. <삼성물산>

삼성물산은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눈높이도 크게 끌어올리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삼성물산의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목표는 5조 원이다. 지난해(3조4천억)보다 47% 가량 높아진 것으로 2023년(1조3천억)과 비교하면 무려 세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 수주 목표를 달성하는데 성공하면 지난해 실적 기준으로는 2위 포스코이앤씨(4조7191억)를 제치고 2위에 위치하게 된다.

건설업계에선 앞으로의 수주 추이에 따라 지난해까지 6년 연속 도시정비 1위에 오른 현대건설을 제치고 처음으로 도시정비시장 왕좌에 등극할 가능성도 있다는 시각이 많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6조612억 원 규모 계약을 따냈다.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로서는 지난해말 건설업계 인사태풍 아래서도 자리를 지킨 의미를 증명한 것으로 평가된다.

건설업계는 최근 몇 년 동안 부동산경기 침체와 공사비 급등 속에 어려움을 겪었고 10대 건설사 가운데 삼성물산과 롯데건설만을 제외하고 모두 수장을 교체했다.

오 대표는 특히 60세가 넘어가면 자리를 내려놓는다는 삼성그룹의 ‘60세 룰’에서도 벗어나며 연임에 성공해 입지도 단단한 것으로 여겨졌다.

오 대표는 서울 핵심지역에서 대형 사업지에 연이어 관심을 두며 도시정비 수주 희소식을 이어가려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서울 잠실 우성 1·2·3차와 개포주공 6·7단지 등 서울의 조 단위 대형 사업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 잠실우성은 GS건설이, 개포주공은 현대건설이 수주 의지를 내비쳐 업계에서는 연초 한남4구역처럼 대형 건설사 사이 수주전이 펼쳐질 것이란 전망도 내놓는다.

건설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선별수주 전략으로 이 두 사업장 가운데 한 곳에 집중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다만 개포주공은 대치동 재건축 최대어 '우·선·미(우성1·2차, 선경, 한보미도)'와 양재천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고 잠실우성 1·2·3차는 잠실 국제교류복합지구 코앞으로 모두 상징성이 커 삼성물산도 두 곳 모두 도전하는 방안을 면밀히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송파 대림가락 수주에 이어 여러 수의계약을 기다리고 있다”며 “개포주공과 잠실우성 등은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서울 핵심지역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