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신입사원 만난 정용진 "고객 칭찬에 만족하기보다 불만에 귀 기울여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지난 21일 서울 중구 '신세계남산'에서 열린 '2025년 신세계그룹 신입사원 수료식'에 참석해 질의 응답을 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비즈니스포스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그룹 미래를 이끌 신입사원들을 만나 신세계의 제1정신인 ‘고객제일‘의 미래형 실천 전략을 공유했다.

신세계그룹은 정 회장이 지난 21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신세계그룹 도심 인재개발원 ‘신세계남산’에서 열린 ‘2025년 신세계그룹 신입사원 수료식’에서 신입사원들을 격려했다고 24일 밝혔다. 

수료식에는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신세계프라퍼티,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올해 입사한 그룹 모든 계열사 신입사원들이 참석했다. 정 회장이 지난해 3월 신세계그룹 회장에 취임한 뒤로는 처음 신입사원들과 공식적 만남을 가진 것이다.

정 회장은 신입사원들이 기획한 프로젝트 발표를 보고 만족과 기대를 표하며 1등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갖춰야 할 자세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는 “앞으로 힘들겠지만 더 성장해 행복하길 바란다”는 격려를 전하며 오랜 기간 중시해온 ‘인재 중시’ 경영 철학을 강조했다.

이날 수료식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고객’이었다.

신입사원들은 2주 동안의 그룹 연수를 마무리하며 ‘1등 고객을 위한 새로운 고객 경험을 디자인하라’는 주제의 팀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신입사원들은 마트, 백화점, 편의점, 카페, 복합쇼핑몰, 야구장 등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고객 접점 공간’을 혁신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선보였다.

정 회장은 “오늘 발표한 내용에는 최근에 임원진과 머리를 맞대며 토론했던 게 정확히 있었다”며 “그만큼 뛰어난 인재들이 우리 그룹에 들어오고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오늘 바빠서 한 끼도 못 먹었는데 여러분들을 보니 밥 안 먹어도 배부르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신입사원들에게 ‘고객의 불만에서 기회를 찾고 관습을 타파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혁신기업’이라는 경영 이념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고객의 칭찬에 만족하기보다는 불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말했다.

정 회장에 따르면 ‘고객제일’이라는 신세계의 최우선 가치는 변함이 없지만 이를 실천하는 방법은 변했다. 40년 전에는 ‘친절’이었고 20년 전에는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원하는 가격에 품절되지 않게 제공하는 것’이었다.

정 회장은 “이제는 인공지능(AI) 시대로 모든 게 정말 빠르게 변화할 것”이라며 “우리는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해서 고객 자신보다 먼저 고객이 원하는 상품과 경험을 제시해야 한다. 이게 미래의 ‘고객제일’ 실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0년보다 앞으로 3년 동안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고 특히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는 ‘1등 고객’의 변화 속도는 우리가 발전하는 속도보다 빠를 수 있다”며 긴장감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정 회장은 수료식 내내 신입사원들과 소통하며 따뜻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한 신입사원이 트렌드 세터로 자리매김한 비결을 묻자, 정 회장은 신입사원들에게 새 옷을 사면 빠르게 입는 편인지 아껴두는 편인지 되물었다. 
 
신세계그룹 신입사원 만난 정용진 "고객 칭찬에 만족하기보다 불만에 귀 기울여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지난 21일 서울 중구 ‘신세계남산’에서 열린 ‘2025년 신세계그룹 신입사원 수료식’에 참석해 신입사원들과 셀카를 촬영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과반수의 신입사원들이 빠르게 입는 편이라 답하자 정 회장은 “빨리 입는 여러분이 트렌드세터”라며 웃었다.

그는 “나는 새로운 상품이 나오면 그걸 꼭 써보고 싶고 새로운 음식이 나오면 꼭 먹어보고 싶은 욕망이 있다”며 “누구보다 신제품을 먼저 써보는 사람이 진짜 트렌드 세터라 생각한다”고 했다.

신입사원과의 대화 말미에는 “연수원에 있을 때는 좋은 얘기만 들었겠지만 막상 진짜 일을 시작하면 굉장히 치열해지고 엄격한 잣대에서 평가받을 것”이라며 “힘들어도 그 곳에서 성장하면서 더욱 큰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정 회장은 사원증 수여와 단체 사진 촬영 등 공식 행사 순서가 끝난 뒤 오랜 시간 신입사원들과 함께 하며 셀카를 찍자는 요청에도 일일이 응했다.

이번 수료식에 참가한 신입사원들은 정 회장이 지난해 12월 2025년 신세계그룹 공개채용 최종 면접에서 직접 선발한 이들이다. 정 회장은 1998년부터 27년 동안 매년 면접관으로 참여해 신입사원을 눈으로 확인하고 뽑아왔다.

정 회장은 “두 달 전 면접을 본 한 조에는 전부 최상위 평가를 줬다”며 “면접관으로 참석한 27년 동안 처음 있었던 일”이라고 언급했다.

정 회장은 공개채용 면접부터 그룹 입문교육까지 신입사원을 직접 만나는 자리를 이어가고 있다. 정 회장은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이 강조했던 ‘인재제일’을 경영 핵심 원칙으로 삼고, 유능한 인재를 적합한 부서에 배치하는 것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첫 걸음이라고 강조해왔다.

신세계그룹은 앞으로도 신입사원들이 고객 중심의 사고를 갖고 창의적 성과를 실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을 세웠다.

신세계그룹의 올해 신입사원들은 각 사별 연수를 거쳐 3월부터 현업에 배치된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