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모로코 철도 수주전 치열해져, 스페인 정부 7억5천만 유로 대출

▲ 튀르키예 수도 이스탄불 골든혼 메트로브릿지를 운행하는 현대로템 열차. <현대로템>

[비즈니스포스트] 스페인 정부가 자국 기업이 모로코 열차 사업을 수주할 수 있도록 한화로 1조1천억 원이 넘는 대출을 모로코 교통 당국에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스페인 철도 제조사인 CAF는 현대로템과 최종 후보로 오른 상황이다. 

13일(현지시각) 현지매체 야빌라디에 따르면 스페인 내각회의는 모로코 국영철도공사(ONCF)에 최대 7억5430만2566유로(약 1조1400억 원)의 대출을 제공하는 안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모로코는 2030년 열릴 월드컵에 대비해 열차 도입을 비롯해 교통망을 정비하고 있다. ONCF는 열차 168대 및 고속철 18대를 18억 유로(약 2조7180억 원)를 들여 구매하려 한다. 

여기에 스페인 탈고(Talgo)와 중국중차(CRRC) 등이 지원했으나 떨어지고, 스페인의 CAF와 한국로템 2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프랑스 알스톰은 전체 물량 가운데 일부를 미리 따냈다. 

스페인 당국이 자국 기업에 최종 선전을 위해 모로코에 대출을 지원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야빌라디는 “스페인이 수익성 있는 거래를 확보하기 위해 전략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로템도 모로코 철도 시장 진출을 위한 사전 작업을 해왔다.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이사는 지난해 7월 모로코를 직접 방문해 리아드 메주르 모로코 산업통상부 장관과 회동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모로코에 열차 제조 공장을 짓고 기술을 이전하겠다”고 말했다. 

수주에 성공할 기업은 향후 20년 동안 열차 유지보수 및 수주 물량에 맞춰 현지화 비율을 달성하는 계약도 맺는다. 

ONCF는 계약 조건을 확정한 뒤 후보에게 한 달 내로 최종 입찰가를 제시하도록 할 방침이다.   

야빌라디는 “ONCF가 스페인 바스크 지역 회사인 CAF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